[인터뷰] “겨울철 혈액 부족 해소, 관심 넘어 동참 절실합니다”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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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균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장

재고량 크게 부족, A·O형 더 심각
초고령 부산 헌혈 인구 확보 시급
신규 유입·지속적 헌혈 참여 중요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살리는 유일한 수단인 헌혈에 관심을 갖고 지역단체에서는 단체헌혈 참가를, 시민들은 가까운 헌혈의집을 찾아 헌혈에 동참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김봉균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장은 25일 겨울철 혈액부족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와 시민의 적극적인 헌혈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겨울은 추워진 날씨로 바깥활동이 줄고 헌혈자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방학에 들어가 단체헌혈이 감소하면서 매년 혈액이 부족한 시기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헌혈 섭외가 쉽지 않고, 섭외되더라도 갑자기 취소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계절적·환경적 요인에 설 연휴까지 겹쳐 혈액 재고량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25일 현재 부산의 혈액 보유량은 2.7일분으로, 적정 재고량인 5일분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A형과 O형은 각각 1.4일분, 1.1일분으로, 병원에서 원하는만큼의 혈액 수량을 공급할 수 없어 제한적으로 보내고 있다.

김 원장은 또한 부산의 경우 계절적 요인 이외에도 구조적인 혈액부족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경우 인구 고령화로 인한 헌혈 가능 인구가 부족합니다. 2022년 부산지역 전체 헌혈자 중 10대와 20대가 약 58%를 차지해 이들에 대한 헌혈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마저도 10~20대 헌혈 참여자 수는 2019년 대비 17%나 감소한 상태입니다.”

부산지역의 등록헌혈 회원의 헌혈참여 비율은 전국 최상위권이라는 점은 희망적이다. 등록헌혈 회원이란 정기적 헌혈을 약속한 헌혈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등록헌혈 회원만으로는 역부족이란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부산지역 전체 헌혈자 중 등록헌혈 회원의 헌혈 참여 비율은 2021년 75.6%, 2022년 75.0%로 전국 최상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나 건강 상태로 인해 헌혈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를 고려하면 안정적인 혈액 수급을 위해서는 등록헌혈 회원 이외의 신규 헌혈자의 유입과 첫 헌혈자의 지속적인 재참여가 중요합니다.”

김 원장은 혈액 수급이 어려워지면 병원에서 요청하는 혈액 수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수혈자 가족들이 직접 헌혈자를 구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직접 헌혈자를 구해 오는 ‘지정헌혈’이 최근 3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현재도 병원의 혈액 요청량 대비 재고량을 조절하고자 제한 출고를 실시하고 있으며, 부산 외의 지역에 혈액 공급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혈액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헌혈에 대한 관심을 넘어 참여 만이 돌파구라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기관이나 개인 모두가 지금이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김 원장은 거듭 헌혈 참여를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단체 헌혈이 취소되거나, 정기적 헌혈자가 헌혈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부산혈액원에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상시 혈액 확보 프로모션 이외에도 신규 헌혈자, 재헌혈자를 위한 프로모션과 중·장년층 헌혈자를 위한 문화 이벤트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살리는 유일한 수단인 헌혈에 관심을 갖고 헌혈에 동참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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