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조 정유업계 올해도 ‘성과급 잔치’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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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 세무조사 요구 목소리

지난해 경기침체 속 고유가로 서민 부담은 커졌지만 정유업계는 호실적을 이유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경기침체 속 고유가로 서민 부담은 커졌지만 정유업계는 호실적을 이유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경기침체 속 고유가로 서민 부담은 커졌지만 정유업계는 호실적으로 이유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 정부 차원의 세무조사를 요구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작년도 경영실적 달성에 대한 성과급으로 기본연봉의 50%를 1월 27일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지급된 성과급과 동일한 수준이다. GS칼텍스의 지난해 1∼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조 30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6%가량 증가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도 기본급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현대오일뱅크 임직원은 작년 12월 30일에 월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실적에 연동한 성과급 제도를 운영한다. 지난해 정유 업황 호조로 호실적을 내면서 성과급도 덩달아 늘어났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조 77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6% 증가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고유가와 정제마진 초강세 덕분에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2조 원 넘는 흑자를 거뒀다.하반기 들어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연간 실적은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아직 성과급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성과급이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기본급 1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쓰오일도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의 성과급 잔치는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에 팍팍한 살림살이와 대비되면서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상에는 “국민들을 상대로 바가지 왕창 씌워서 자기들끼리 잔치한 것은 세무조사해야 한다”, “서민의 피 빨아 나눠가졌나”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도 횡재세 도입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석유·가스 기업으로부터 횡재세를 부과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 재원에 활용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정유사들이 큰 노력없이 얻은 초과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탈탄소, 친환경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업황이 좋다는 이유로 세금을 부과하면 기업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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