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부산진 갑·을’ 총선 공천 ‘역대급 경쟁’ 예고
현역 물갈이 바람 강했던 선거구
출마 유력 후보만 벌써 10명 상회
서병수 6선·이헌승 4선 ‘도전장’
여권 실세·기업인 등 면면 화려
22대 총선을 1년 2개월가량 앞둔 가운데 전국적으로도 국민의힘 내부 공천 경쟁이 뜨거운 지역으로 부산진구의 두 선거구가 꼽힌다. 벌써부터 부산진갑과 을 두 지역을 노리는 출마 예상자들이 잇따르고 있고 그 면면도 화려하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부산·울산·경남(PK) 40개 선거구 중 공천 경쟁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역대급' 공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부산진구는 부산의 중심이다. 인구는 35만 6000명(지난해 12월 말 기준)이어서 부산에서 해운대(38만 7000명) 다음으로 많고, 계속 늘고 있다. 대부분의 버스와 지하철이 통과하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부산진의 중심인 서면은 여전히 부산 시민과 외지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론 의미가 전혀 다르다. 그야말로 부산진은 ‘현역의 무덤’으로 통한다. 정재문(부산진갑)·김정수(부산진을) 전 의원이 똑같이 5선을 하고 정계를 은퇴한 뒤 거의 대부분의 현역이 재선 고지를 넘지 못하고 초선으로 물러났다. 도종이·김병호·이성권·허원제·이종혁·나성린·김영춘 전 의원 등 7명의 정치인이 부산진구에서 한 번밖에 국회의원을 못 했다. 현역인 서병수(5선) 의원도 해운대에서 주로 활약했지만 부산진에서는 초선에 불과하다. 3선인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은 16대 국회 이후 부산진구에선 ‘최장수 현역’으로 불린다.
무엇보다 역대 총선에서 부산진은 ‘현역 물갈이’ 바람이 가장 강했던 곳이다. 20대 총선 때 김영춘 전 의원에게 패한 나성린 전 의원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상당수 현역이 당내 공천에서 탈락했다.
차기 총선에서는 그 정도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2대 총선을 441일 앞둔 25일 현재 출마가 유력한 후보가 갑·을을 합쳐 10명이 넘고,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벌써부터 부산진갑·을 지역에서는 물론 부울경에서도 역대급 경쟁률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부산 정치권의 한 인사는 “정부와 대통령실, 공기업 등에 포진해 있는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이 아직까지 속내를 숨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출마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자 이력도 그 어느 지역보다 화려하다. 차기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 친윤 유력 인사, 김기현 당대표 후보의 핵심 참모, 박형준 부산시장의 측근 등 여권 실세는 물론 변호사, 당직자, 기업인 등도 출마가 예상된다. 이들 중 서병수 의원은 6선에 성공할 경우 차기 국회의장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박관용·김형오·정의화 전 의장에 이어 부산에서 네 번째 ‘입법부 수장’이 탄생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헌승 의원도 4선 고지를 밟으면 국회 부의장이나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현재 당대표 지지도 1위를 달리는 김기현 캠프에서 메시지총괄단장을 맡고 있다. 부산시 정무특보에 이어 현재 경제부시장을 맡은 이성권 전 의원은 박형준 시장의 최측근이다.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박성훈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역시 부산진구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 부산시축구협회장을 지낸 정정복 서융그룹 회장도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이다. 황규필 전 자유한국당 원내행정국장과 원영섭 변호사도 분주히 표밭을 누비고 있다. 부산동고 출신의 석동현 민주평통사무처장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출마설이 나돈다.
대부분의 부울경 지역과 마찬가지로 부산진구 공천 구도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결과에 적잖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현재 변수로 떠오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