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사장 이번에도 금융위 인사?… “출신보다 전문성 중요”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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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신임 사장 후보자 접수
정권 초 감안 낙하산 가능성 여전
기재부 출신 등 모피아 낙점 관측
관치 인사 향한 경계 여론도 높아

부산 남구 문현동 금융허브 부산국제금융센터 건물 전경. 연합뉴스 부산 남구 문현동 금융허브 부산국제금융센터 건물 전경. 연합뉴스

한국예탁결제원이 신임 사장 공개 모집에 나섰다.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2월 말께 최종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최근 3차례에 걸쳐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가 연달아 사장으로 임명된 까닭에 이번에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 출신인 이른바 ‘모피아’가 낙점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급변하는 금융 환경을 고려하면 출신보다는 전문성과 리더십 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탁결제원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명호 사장 후임을 선발하기 위해 오는 30일까지 신임 사장 후보자 추천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이후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2월 초·중순 서류·면접 전형을 진행한 뒤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차기 사장은 내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의결을 거친 뒤 금융위원회 승인을 통해 확정된다. 다만 후보는 단수 혹은 복수가 될지 미지수다.

이처럼 예탁결제원이 차기 사장 선출 작업에 돌입하면서 누가 새 수장이 될 지에 금융권과 지역의 관심이 집중된다. 예탁결제원은 자체 심사 기준을 공개하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이 공지를 통해 게재한 후보자 심사 기준은 △정부와 국내외 증권·기관과의 대외 업무 추진 능력(25점) △예탁과 결제 업무 등의 전문지식(20점) △효과적인 조직 관리 역량(20점) △예탁결제원의 중·장기 비전과 미래 전략 설정 능력(20점) △청렴성과 준법성, 도덕성 등의 윤리의식(15점)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금융위 출신이 최근 연달아 사장으로 임명돼 온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기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현재 재직 중인 이명호 제22대 예탁결제원 사장은 행정고시 33회로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 자본시장조사심의관,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직전인 이병래 21대 사장은 3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기획재정부 전신)에서 미국 유학 전까지 근무했고, 국내 복귀 이후엔 당시 금융위 보험과장, 금융정책과장, 대변인,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거쳤다. 유재훈 20대 사장 역시 행정고시 26회로 총무처(행정안전부 전신)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등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이들에 앞서 취임한 김경동 제19대 사장이 우리은행 부행장과 우리기업 대표, 우리금융지주 수석전무 등을 지낸 민간인 출신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 초반이라는 점에서 정권의 낙하산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간 금융 영역에서 벌어져 온 ‘모피아·관치 인사 논란’에 국민들의 경계심이 부쩍 높아진 만큼 ‘관료 챙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예탁결제원 내부에서도 2020년 이명호 사장 선임 당시는 물론 2021년 한유진 전 노무현 재단 본부장을 상임이사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거센 반발이 일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정권이 바뀌어도 고시 합격 순서대로 금융기관 임원 대기표를 뽑아 든 모양새”라고 힐난하며 “인사철마다 낙하산 논란이 반복되는데, 전문성과 리더십, 비전 등 역량을 갖춘 인물을 선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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