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박발주 작년 절반수준"…LNG선 강한 韓조선 영향 제한적
수출입은행, 2200만 CGT 예상
국내 조선업 영향은 제한적 전망
올해 전 세계 신조선 발주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한국 조선업계는 최소 3년치 수주잔량(남은 건조물량)을 확보한데다 '효자'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발주 감소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9일 발표한 '해운·조선업 2022년 동향과 2023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이 작년 대비 49% 감소한 2200만 CGT(표준선 환산톤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발주액은 51% 줄어든 610억 달러(75조 원) 내외로 전망됐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선주들의 관망세 확산으로 올해 신조선 시황은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예측이다.
특히 해운 수요 부진과 해운사 수익성 악화로 최근 2년간 발주가 급증했던 컨테이너선 수요는 올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올해부터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등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새롭게 시행되지만, 선박금융 조달이 어려워진 선주사들이 노후선 교체보다는 엔진출력 제한장치 부착 등으로 규제에 대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러한 발주량 위축은 경제 여건이 호전되기 전 1∼2년간의 일시적 현상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세계 발주량 감소에 따라 한국의 신조선 수주도 침체기 수준으로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조선업계 수주량은 작년 대비 48% 감소한 850만 CGT, 수주액은 52% 줄어든 220억 달러(27조 원) 수준으로 예측됐다.
다만 국내 조선업체들은 안정적 수주잔량 확보로 일시적 침체에 따른 충격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기준 국내 조선업 수주잔량은 총 3750만 CGT로, 이는 앞으로 3.4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았다.
또 한국이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진 LNG 운반선 시황이나 가격이 올해에도 작년과 같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한 선박 중 LNG 운반선 비중은 65.4%에 달한다.
보고서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수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로 PNG 교역 인프라마저 손상돼 올해 LNG 운반선 선복량(공급물량) 이상의 운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도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달 17만 4000CBM(㎥)급 LNG 운반선의 가격은 2억 4800만 달러(3063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LNG 운반선은 가장 가격이 비싼 선박으로, 이는 3년 전인 2020년 1월 대비 33% 오른 가격이다.
이에 따라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이달 19일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LNG 운반선은 1척당 수주가격이 2억 6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운반선을 비롯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 조선사들에 올해는 여전히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