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시립빙상장 건립 첫발도 못 떼고 ‘꽈당’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18년 추진 뒤 국비 확보 실패
장기재검토 분류… 후순위 밀려
유지 비용·관련 시설 등도 부담
전임 시장 역점사업 물 건너가

사실상 무산된 양산 시립빙상장 조감도. 양산시 제공 사실상 무산된 양산 시립빙상장 조감도. 양산시 제공

2년 전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중앙투자 심사(이하 중투심사)’에서 재검토 결정(부산일보 2020년 11월 18일 자 10면 보도)을 받은 경남 양산시 역점사업 중 하나였던 시립빙상장 건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양산시가 2021년 말 이 사업에 대한 국비 확보가 여의치 않자, ‘장기 재검토 사업’으로 분류한 뒤 ‘주요 핵심사업’에서 제외하고, ‘우선순위’에서도 후순위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29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2018년 시청과 웅상출장소 4개 동 지역에 야외스케이트장을 설치 운영해 지역 주민은 물론 인근 부산과 울산 주민까지 찾는 등 큰 인기를 끌자, 시립빙상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시는 이듬해 시립빙상장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해 국지도 60호선이 통과하는 명곡동 750일대 3만 8000㎡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7400㎡ 규모로 건립하기로 했다.

빙상장은 주 경기장 1면과 컬링장 2면, 관람석 930석을 갖춘 국제규격으로 건립된다. 사업비는 국비 85억 원을 포함해 370억 원이다. 현재까지 투입된 예산은 2억 2000만 원이다.

시는 국비 확보를 위해 2020년 8월 행안부에 중투심사를 신청했지만, 같은 해 11월 ‘재검토 결정’을 받았다. 문제는 중투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85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거나 전액 시비로 하거나 다시 중투심사를 받아야 한다.

시는 중투심사 재신청을 위해 재검토 사유였던 사업 규모를 축소하기로 하고 컬링장 2면과 관람석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운영 적자 대책 마련을 위해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사업 타당성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행안부 중투심사 재검토 사유는 “사업 규모를 줄이고 해마다 예상되는 운영 적자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적자 규모는 연간 3억 2000만 원가량이었다.

하지만 시는 지역 국회의원, 도·시의원과의 간담회를 통해 국비 확보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 때문에 시는 2021년 말 자체적으로 사업 검토를 통해 ‘장기 재검토 사업’으로 분류한 뒤 ‘주요 핵심사업’에서 이 사업을 제외하고, ‘우선순위’에서도 후순위로 전환했다.

여기에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양산시장이 바뀐 데다 새 시장의 주요 핵심사업 실현을 위해 2조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임 시장의 역점사업인 시립빙상장 건립 사업 재개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시 관계자는 “행안부 중투심사에서 재검토 결정을 받은 이후 재신청을 위해 규모를 줄이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며 “그러나 재신청 과정에서 시 재정(예산)과 시립빙상장 건립 후 유지 관리 비용, 주변 인프라 문제 등을 감안해 ‘장기 재검토 사업’으로 분류하고 우선순위에서도 후순위로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