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경영향평가, 최근 5년이 20년 변화보다 더 다이내믹"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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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범 누리친환경그룹 대표
25년 환경밥…평가시스템 개선
교육환경 평가 6년째 부울경 1위
지난해 환경부장관상 수상도





 “최근 5년의 변화가 앞선 20년의 변화보다 더 다이내믹합니다.”

 부산의 대표적인 환경영향평가 전문기업인 누리친환경그룹을 이끄는 서정범 대표의 말이다. 속칭 ‘환경밥’만 25년 차라는 서 대표는 “ESG 경영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가름하는 척도로 자리 잡으면서 환경영향평가 업계의 판도 변화도 무서울 정도”라고 했다.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이나 사업을 승인하기 전 해당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조사하고 예측하는 행위다. 1977년 탄생한 환경보전법이 시초가 됐다.

 동아대에서 자연생태 분야 석사 과정을 밟던 서 대표가 업계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한 것도 그즈음이다. 그렇게 대학원을 마친 그는 지인과 공동창업으로 업계에 뛰어들었다.

 환경영향평가 도입 초기를 생각하면 서 대표는 아직도 웃음만 나온다. 그는 “대형 공사 현장에서도 환경영향평가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이 적었다”며 “명함 건네 봐야 찢어지기 일쑤였고 차 한 잔 못 얻어먹고 쫓겨나기도 많이 했다”고 웃었다.

 그러다 2009년 환경영향평가법이 등장하고 각종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환경 전문가의 위상은 싹 달라졌다. 서 대표는 “환경영향평가가 워낙 하도급에 하도급으로 이뤄지다 보니 허위로 작성된 평가서가 많았는데, 3년 전 칼을 빼든 환경청에 60개가 넘는 업체가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는 원청과 하청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규정까지 꺼내든 환경당국이다. 당장 지난해 7월부터는 환경영향평가사를 보유하지 않은 업체는 사업 수행도 못하게 못을 박았다. 부울경에 30개가 넘는 업체가 난립했다 절반 가까이 수가 줄어든 이유다.

 격한 변화의 물살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비결을 서 대표는 100여 명의 환경 전문가를 보유하고, 기술평가우수인증기업 등 내부 역량을 꾸준히 길러온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당장 수질오염총량 관련한 항목만 해도 당국의 기준치만 넘길 수 있게 기술적으로 컨설팅을 해주는 곳도 있지만 우리는 발주사에서 달가워하지도 않는 오·폐수 시스템 개선 사항까지 보고서에 담아 꾸준히 납품해 왔다”고 자부했다.

 그렇게 키워온 서 대표의 작은 사명감은 지난해 환경부 장관상 수상으로 보답받았다. 평가 시스템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이제 서 대표는 환경영향평가부터 교육환경평가, 자연생태조사, 소음 예측, 소음 진동 측정, 일조 분석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교육영향평가는 2017년 평가가 도입된 이후 부울경 1위 업체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서 대표는 “창원시에서 하던 적십자사 사업인 ‘씀씀이가 바른 기업 사업’을 부산으로 돌렸고, 장기 근속자의 성과급 인상과 결손 가정지원 등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며 “누리친환경그룹은 ESG 용역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ESG 경영에 동참해 지배구조 개선을 해오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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