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너지는 부산 자영업, 경기 한파에 우군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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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으로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급증
대출 연장·경쟁력 강화 대책 실행해야

경기 한파의 영향으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은 부산 동구 한 식당이 폐업을 하고 집기를 트럭에 싣고 있는 장면. 김경현 기자 view@ 경기 한파의 영향으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은 부산 동구 한 식당이 폐업을 하고 집기를 트럭에 싣고 있는 장면. 김경현 기자 view@

코로나 3년을 버틴 자영업자가 경영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소기업·소상공인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부산지역 폐업 공제금 지급액이 지난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2022년 폐업으로 인한 공제금 지급 건수는 4880건에 지급 금액은 508억 6000만 원으로 역대 최대이다. 2019년에 비해 건수로는 30%, 금액으로는 67%나 증가한 상황이다. 노란우산 공제 대출 역시 최근 10년 동안에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도 해제에 따른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부채와 경영난으로 노란우산을 해약한 건수가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하는 등 소상공인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자 폭탄이라고 불릴 정도로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 여파도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월 0.16%에서 12월 0.24%로 급등했다. 한국은행은 대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 둔화, 금융 지원 정책 효과 소멸 등이 겹치면 자영업자 대출 중 부실 위험 규모가 올해 말 4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이미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부산 전체 취업자 중에서 21.1%를 차지했던 자영업자 비중이 4년 만에 감소했다. 지역 경제를 맡아 왔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는 위기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난방비마저 급등해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독서실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도시가스 요금이 1년 전보다 70% 올랐다”라고 눈물로 하소연할 정도다. 업무난방용 가스 요금이 주거용 요금보다 훨씬 많이 오른 탓이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이라서 난방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난방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저소득 취약 계층에 대한 에너지 지원 대책은 발표했지만, 자영업자에 대한 별도의 난방·가스요금 지원 대책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고 한다. 2년 6개월 만의 경제 역성장에 이자 폭탄, 난방비 등 물가 인상으로 이래저래 서민들의 생활만 더욱 고달파졌다.

위기는 올해부터다. 금리 고공 행진에 경기 침체가 덮칠 우려가 커지면서 자영업자에게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힘든 시간이 될 공산이 크다. 자영업 생태계를 지탱해 줄 수 있는 든든한 우군과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까닭이다. 건전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자생력 있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정책자금 대출 연장과 마케팅·채용 지원 등 경쟁력 강화 정책과 관련 예산을 마련해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경제 한파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인 자영업자를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중앙정부와 부산시가 적극적으로 마련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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