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창업 아이템, 시장에서 팔릴까 검증 …‘부산창업대학’ 첫발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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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4개 대학 108명 참여
스타트업 (주)산타와 손잡고
창업 초기 흔히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 줄이는 과정 준비
수료 후 창업기관과 연계도

부산창업공유대학 창업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이 지난달 부산 스타트업을 방문해 현장 교육을 받고 있다. (주)산타 제공 부산창업공유대학 창업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이 지난달 부산 스타트업을 방문해 현장 교육을 받고 있다. (주)산타 제공

어느 대학·기관이나 비슷하게 진행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창업 교육 대신 실제 창업에 필요한 과정을 가르쳐주는 창업 교육이 전국 최초로 부산에서 탄생했다. 부산시와 부산 14개 대학, 부산 스타트업이 손잡고 만든 ‘부산권 LINC 3.0 부산창업공유대학(이하 부창대)’이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부창대는 두 달간의 온오프라인 병행 창업 교육을 거쳐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부산호텔에서 열린 ‘부산창업 공유대학 경진대회 및 성과발표회’로 마무리했다.

시작은 부산시와 교육 IT 플랫폼 기업 (주)산타가 실질적인 창업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다. 예비창업자가 학교나 기관에서 배우게 되는 창업 교육은 제품 고도화나 검증 같은 실질적인 교육이 아니었다. 노무, 회계, 특허 같은 비즈니스가 성장해야 필요한 단계의 교육을 받게 된다.

산타 박기웅 대표는 “창업자가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가설로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시장에서 원하지 않으면 투자비를 다 날리게 된다”면서 “스타트업 10곳 중 9곳이 그런 식으로 검증 없이 뛰어들었다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한다”고 전했다.

부창대에는 부산대, 부경대, 동아대, 동서대 등 14개 부산 지역 대학에서 선발한 학생 108명이 1기로 참여했다. 두 달 동안 산타가 운영하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디디쌤’으로 온라인 교육을 받고, 스타트업 현장 투어 등 현장 교육을 병행했다.

예비 창업자들은 창업을 위한 아이템 고도화 과정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톡톡 튀는 사업 아이템도 많이 나왔다. 버려지는 굴을 활용해 화분이나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비즈니스나, 기업과 기관의 제품이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인터랙티브 웹툰 제작 서비스 등이다.

이 같은 사업 아이템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먼저 이런 서비스를 필요로하는 대상층이 있는지 검증부터 하도록 부창대 교육이 꾸려졌다. 스타트업이 수익이 나는 아이템을 만들기까지 통상 7번의 피벗(사업모델 수정)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부창대 교육을 통해 실제 사업화 전에 시장의 반응을 보고 검증 후에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짰다.

부산 창업 선배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스타트업 대표와의 만남이나 벤처캐피털(VC) 심사역의 조언과 투자도 이어지도록 했다. 실제로 장기 숙박 플랫폼 (주)미스터멘션 정성준 대표, 전자계약 서비스 (주)모두싸인 이영준 대표 등이 강의자로 참여했다. 또 엑센트리벤처스, 플랜에이치 등 VC에서 활동 중인 심사역도 멘토로 나섰다.

또 부창대를 졸업한 예비 창업자들을 부산 창업 관련 기관의 각종 창업 사업과 연계한다. 부산경제진흥원의 사업계획서 작성 교육과 연결하거나,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예비창업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이어주는 식이다.

한편, 부창대는 올 하반기 2기를 모집하고 참여 대학을 확대한다. 박 대표는 “2기 때는 소상공인 창업 교육 트랙도 별도로 만들어 다양한 창업 수요를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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