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산업은행 ‘부산행’… “연내 행정절차 마무리”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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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대통령 신년 업무계획 보고

1분기 내 이전안 받아 국토부 제출
연말 균발위 ‘최종 승인’ 획득 목표
조직·인력 확대하며 산은도 보조
산은법 개정·노조 반대 해결해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7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금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올해 1분기 안에 산은으로부터 지방 이전 계획안을 받아 국토교통부에 이전기관 지정안을 제출하는 등 연내에 본점 이전을 위한 행정적인 절차를 모두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산은의 부산 이전을 서두르면서 국회의 지지부진한 산은법 개정안 논의도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산은의 부산 이전 추진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금융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직접 보고했다.

금융위는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한 지방 이전 계획안 승인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은 윤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올해 1분기 안에 산은으로부터 이전 계획안을 받아 국토교통부를 거쳐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균발위는 계획안을 심의해 최종 승인하게 되는데 금융위는 이 모든 과정을 연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다.

산은도 지난해부터 부산으로의 본점 이전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강석훈 산은 회장 직속으로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동 중이다. 본점 이전을 위해선 국회의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실무진을 꾸린 것은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산은은 지난해 말 일부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법 개정이 지지부진하자 부산 조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본점 이전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조직 개편안에는 지역 균형 발전과 동남권 영업 활성화의 적극적 업무 수행을 위해 국내 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 부문 명칭을 ‘지역 성장 부문’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부문장이 부산에서 집무를 하며 부문 산하 본부를 직접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한 지역 성장 부문 내 네트워크지원실과 지역성장지원실을 ‘지역성장지원실’로 통합해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도 담았다.

동남권 조직 강화를 위해 산은은 인력도 증원하고 있다. 산은은 올해 동남권 조직 확대 규모를 당초 54명보다 1.5배 많은 84명으로 늘렸다. 지난달 19일 정기 인사를 통해 부산으로 이전하는 지역성장 부문(지역성장지원실·동남권투자금융센터)과 해양산업금융2실 등에 신입 직원을 포함해 54명을 배치했다.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로 꾸려질 전문위원단(30명 규모)도 부산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다만 산은법 개정안과 노조와의 합의 등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위한 숙제로 남아 있다. 금융위가 모든 행정적인 절차를 연내에 마무리한다고 해도 국회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산은법 제4조를 개정해야만 부산 이전을 위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더불어민주당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개정안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강 회장도 지난해 12월 26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국토부가 (이전 기관으로)지정하더라도 (실질적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실행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산은 노조는 2월 초 직원 부산 전보 명령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본점의 부산 이전이 일방적이고 불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감사원에 국민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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