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 순국했던 진주성 의암, 글자 희미해졌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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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 각자 풍화작용에 훼손 주장 제기
“절리 현상도 위험…2040년 소멸될 것”
진주시 “전문가 의뢰 후 보존 조치 논의”

진주성 의암이 풍화작용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년 전(왼쪽)과 현재(오른쪽) 의암 모습. 김현우 기자 진주성 의암이 풍화작용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년 전(왼쪽)과 현재(오른쪽) 의암 모습. 김현우 기자

의기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순국한 곳으로 잘 알려진 진주성 의암이 오랜 세월 풍화작용 등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추경화 진주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실장은 “진주성 의암에 새겨진 ‘의암(義巖)’ 각자가 30년 전에 비해 많이 희미해졌다”면서 “소멸 직전의 의암을 보존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암은 임진왜란 당시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성이 함락되자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순국한 바위다. 논개의 순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의로운 바위라는 뜻의 의암으로 이름 붙여졌으며, 2001년 9월 경상남도 기념물 제235호로 지정됐다.

특히 바위 서쪽 면에는 인조 7년(1629), 진주에 사는 선비 정대륭(1599~1661)이 새긴 의암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가치를 더하고 있다.

다만 추경화 실장은 1989년 발행한 <진주문화재총람>에 실린 사진과 현재 모습을 비교했을 때, 현재 의암 각자의 선명도가 많이 연해졌다고 설명했다.

의암 상단부에 있는 커다란 틈. 의암 전체를 가로지르고 있다. 김현우 기자 의암 상단부에 있는 커다란 틈. 의암 전체를 가로지르고 있다. 김현우 기자

여기에 절리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암석은 오랜 세월 풍화를 받으면 틈에 따라 풍화가 먼저 진행되는데 결국 굵은 틈이 생기게 된다. 이를 절리라고 하는데, 실제 의암의 상단부에는 2~3m 길이의 커다란 금이 가 있다. 특히 하단부는 금 간 부분이 아예 떨어져 나간 상태다.

추 실장은 석공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이대로 둘 경우 2040년쯤 되면 의암이 사라질 것이란 의견을 들었다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암 하단부 모습. 돌이 깨져 사라졌다. 김현우 기자 의암 하단부 모습. 돌이 깨져 사라졌다. 김현우 기자

추 실장은 “진주 관광객이 대부분 논개 의암을 보러 온다. 의암이 변형되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류에서 내려오는 강물에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도록 죽방렴 형태의 시설을 설치하거나 방파제용 테트라포트를 설치해 물의 흐름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진주성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햇빛의 각도나 물이끼 등에 따라 글자의 선명도에 차이가 난다”면서도 “일단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보존 조치가 필요한지 알아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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