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구도’ 국힘 당권 레이스 ‘안철수 강세 현상’ 뚜렷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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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뉴시스 등 여론조사
안, 김기현 누르고 연일 1위
나경원·유승민 불출마 영향
승부 좌우하던 조직표도 약화
‘80만 당원’ 핵심 변수로 부상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나란히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나란히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2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당심’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내 주류층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김 의원을 제치고 안 의원이 연일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해, 의원과 당협을 중심으로 좌지우지되던 ‘조직표’가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한 국민의힘 ‘80만 당원’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은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민의힘 당원 규모는 가파르게 늘었고 당원의 인적 구성도 크게 달라졌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책임 당원은 80만 명을 웃돈다. 2021년 전당대회 때의 28만여 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책임 당원 중 20대와 30대 비율은 30%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책임 당원 수가 늘고 젊은층이 늘면서 의원과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컨트롤 하던 표가 분산돼, 선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잇따르는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504명 중 47.5%는 김 의원과 안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안 의원이 당대표에 적합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라는 응답은 44.0%로 집계됐다. 안 의원과 김 의원 간 격차는 3.5%포인트(P)로, 오차범위(±4.37%P) 이내다. 응답률은 1.3%다.

여기에 세계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국민의힘 지지층(410명) 대상 다자·양자대결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9%P·응답률은 11.7%) 결과를 보면 안 의원이 60.5%, 김 의원이 37.1%를 기록하며 23.4%P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 연령대, 지역, 성별, 정치성향별 등 대부분 항목에서 김 의원을 누르고 선두에 올라서며 의외의 결과를 연출했다. ‘범친윤’을 내세우는 안 의원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지만, 당내 주류층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김 의원은 레이스 초반부터 장제원 의원을 중심으로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대통령실도 간접적으로 이 기류에 힘을 보탰다.

확실한 당내 지지를 받는 김 의원과 비교적 입지가 좁은 안 의원의 상황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전당대회 당원투표에서 ‘조직표’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과거 공식이 희미해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잇따른 불출마 선언이 표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더해진다.

현재의 지지층 여론조사 추세가 실제 전당대회까지 계속될지는 해석이 분분하다. 지지층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는 표본 채집부터 조사 방식까지 큰 차이가 있다는 의견과 꾸준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안 의원이 결국 당심을 견인할 것이란 의견이 대립한다.

김 의원은 이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책임 당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커다란 의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의해야 할 지표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거의 100만 당원 정도면 민심을 수렴하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며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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