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012년 3분기 이후 분기 첫 적자 ‘쇼크’(종합)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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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분기 손실 1조 7000억
연간 영업이익도 43.5%나 감소
올해 수조 원대 영업적자 우려도
삼성전자 이어 ‘K-반도체’ 추락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K-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올해 상반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극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아 두 회사 모두 당분간 실적 가시밭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DS) 영업실적이 겨우 적자를 면한(2700억 원)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부산일보 1일 자 14면 보도), SK하이닉스는 1일 4분기에 영업손실 1조 7012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단위 영업 적자를 낸 것은 2012년 3분기(-240억 원) 이후 10년 만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은 7조 6986억 원, 순손실은 3조 5235억 원(순손실률 46%)이었다.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7조 66억 원으로 전년보다 43.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44조 6481억 원으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순이익은 2조 4389억 원으로 74.6% 줄었다.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작년보다 7%가량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앞이 더 걱정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 추정치가 7조 2000억 원(하나증권)이라는 예상마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올해 1분기에 반도체 전체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반도체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그나마 올해 하반기에 업황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다행이다. 반도체 생산 자연 감산(간접적 감산)을 통해 수급량이 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 감산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긴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50% 이상 줄인다는 기존 계획 외에 추가로 투자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에서 투자 감축 계획에 대해 “이미 적정 수준으로 축소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투자 감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면 올해 중에 (반도체)재고 정상화가 이뤄지고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반등도 기대된다”고 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10년 만의 분기 적자에도 전 임직원에게 작년 성과급으로 연봉의 41%를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라는 기조와 함께 유례없는 다운턴(하강 국면) 상황에서도 전 구성원이 원팀 마인드로 협업해 위기를 극복하고 더 큰 도약을 해내자는 격려의 의미를 담아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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