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붕장어, 구이형 가공품으로 손쉽게 먹는다
근해통발수협·오뚜기SF와 업무협약
바다장어 구이형 간편식 개발·시판
수협, 원료 전량 공급 소비처 확보
“전자렌지에 2분 30초만 돌리면 야들야들한 장어구이가 뚝딱!”
전문 식당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웠던 바다장어(붕장어) 구이를 일반 가정에서 누구나 손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개발됐다.
2일 근해통발수협에 따르면 국내 대표 가공식품 제조사인 오뚜기에스에프(주)가 최근 바다장어를 원료로 한 구이형 가공품을 완성해 시판에 들어갔다.
수산 1번지 경남 통영에 본사를 둔 근해통발수협은 먼 바다에서 바다장어를 잡는 어민단체다.
이번에 오뚜기가 개발한 가공품은 뼈와 내장을 말끔히 제거한 바다장어 1마리를 통째로 초벌구이한 뒤 진공포장해 급속냉동했다.
바다장어 중에도 가장 맛있다는 40~45cm 크기들로 원물 중량만 100g 안팎이다.
기호에 따라 감칠맛 나는 데리야끼소스(간장양념)나, 매콤달콤 고추장양념을 곁들여 전자렌지에 데우면 식당에서 먹던 장어구이를 맛볼 수 있다.
바다장어 원료는 전량 근해통발수협에서 공급한다.
언뜻 간단한 가공품으로 보이지만, 해동된 이후에도 바다장어 고유의 맛과 식감을 살리는 게 쉽지 않다.
그동안 유사한 형태의 제품이 일부 출시됐지만 번번이 실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굴지 식품회사인 오뚜기도 지난 몇 년 간의 연구 끝에 시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게 근해통발수협의 설명이다.
오뚜기가 만든 장어구이 간편식은 현재 현장 판매만 진행 중이다. 조만간 대형마트 납품, 온라인 판매도 병행하며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근해통발수협과 오뚜기SF는 지난 1일 바다장어 유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협은 이를 토대로 최신 소비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보유한 오뚜기의 유통망을 통해 판로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도 제품 증산에 필요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근해통발수협 김봉근 조합장은 “대량 소비처 확보에 따른 어가 안정화와 함께 지속가능한 어업활동 기반 마련도 기대된다”면서 “신의성실로 상호 간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