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플레이션 완화 인정… 기준금리 0.25%P만 올려(종합)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베이비 스텝 전환… 4.50~4.75%
한·미 금리차 최대 1.25%P 확대
한국은행, 금리 인상 고심할 듯
양국 증시 안도감, 주가 동반 상승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속히 올리고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베이비 스텝)했다. 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두어 번(couple) 더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이번에 금리인상 폭을 대폭 낮추면서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하지만 물가가 더 뛰고 한미 기준금리 차이도 더 확대되면서 한은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측한 수치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4.50~4.75%가 됐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다는 점을 인정했으나 “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6·7·9·11월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급속히 올렸다. 이후 지난 12월에는 0.50%포인트 올리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번에는 통상적인 수준의 금리가 인상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올해 안에 기준 금리를 낮추지는 않을 것 같다”라며 “적절한 수준으로 긴축하려면 두어 번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FOMC 위원들은 지난해 12월 정례회의에서 올해 말에 적절한 금리 수준으로 5.00~5.25%를 제시했다. 앞으로 연준이 0.25%포인트씩 두 번만 더 올리면 되는 수치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시장에서는 3월에 한번 더 올리는 것으로 금리인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어차피 연준이 매파(통화긴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라고 관측하기 때문이다. 시장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세 둔화의 명확한 증거가 관찰됐다는 파월의 말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한국 증시에 안도감이 번지면서 주가가 올랐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0%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최대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오는 2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뛰는 물가와 더 커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가 빠르게 뒷걸음치고 있어 금리를 또 올리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2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지난해 유례없이 가파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통상적인 금리 인상 폭으로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올들어 우리 국채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고 회사채와 단기자금시장도 우량물 중심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비우량물로도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수출부진 등 실물부문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