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복합센터도 좋지만 차는 이고 있을까요?”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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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구 신선2동 공영주차장 폐쇄
해당 부지에 육아 돌봄 시설 건립
인구절벽 대응 인프라 구축 일환
주차난 심화 ‘원도심 딜레마’ 부각

영도구청이 신선2동 공영주차장에 영도구 가족생활지원 복합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기존 주민들이 주차 공간 부족을 하소연하고 있다. 신선2동 공영주차장 모습. 영도구청이 신선2동 공영주차장에 영도구 가족생활지원 복합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기존 주민들이 주차 공간 부족을 하소연하고 있다. 신선2동 공영주차장 모습.

부산 영도구가 비탈길 주택 밀집 지역 공영주차장 부지에 돌봄·교육 등 가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센터를 짓기로 했다. 센터는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영도구 미래를 위한 시설이지만, 주차 부지 부족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주민들은 심각해질 주차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일 영도구청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신선2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영도구 가족생활지원 복합센터(복합센터)’ 공사가 시작된다. 복합센터는 가족센터, 작은도서관, 육아종합지원센터 등 돌봄과 교육, 문화체험을 제공하는 생활 인프라 시설로 구성될 예정이다. 구청은 복합센터가 인구 절벽에 처한 영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복합센터의 긍정적 기능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공영주차장이 사라지면 대체부지가 확보될 때까지 상당 기간 심각한 주차난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선2동 공영주차장은 25면의 소규모 공영주차장이지만, 월주차 신청에 대기 순번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많다.

특히 지난 2021년 10월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가 금지되면서 이 일대는 ‘주차 지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주차 공간을 찾아 장시간 좁은 골목길을 헤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웃 동네에 원정 주차까지 가야 하는 일도 빈번하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 속에 또다시 주차장 부지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6년째 신선2동 공영주차장을 사용했다는 강병수(영도구·60) 씨는 “다른 공영주차장도 이미 만석이고 갓길 주차는 단속이 심해서 불가능한데 주차장이 없어지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대체 부지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청이 대체 주차장 마련에 나섰지만, 복합센터 사업을 확정지은 후 대체부지를 찾기 시작한 탓에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구청은 대체 주차장 조성 관련 예산 14억 원을 확보해 후보지를 2~3곳 선정한 상태다. 하지만 25면 주차장이 가능한 공터가 없어 기존 건물을 매입해 철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토지 매입과 건축물 보상 등 협상이 길어지면 센터 완공 내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청은 양질의 보육 환경을 제공해 출산을 장려하는 복합센터가 계속해서 인구가 줄어드는 영도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입장이다. 대신 주차장 확보를 최대한 앞당겨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구청의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영도구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없는 지역”이라며 “양질의 보육과 양육환경을 갖추면서도 주민들이 주차 문제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글·사진=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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