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독재” vs “방탄 호소” 민주 장외투쟁 싸고 공방전
민주, 소속 의원 100명 가까이 참석
“2월 임시국회 김건희 특검 관철” 주장
이재명 대표 당 장악력 재확인 평가
국힘 “사법시스템 조롱 위해 총집결”
논평 통해 대대적 비판 공세 나서
민주 비명계 ‘집회로 민심 확인’ 우려
더불어민주당의 대규모 ‘장외 집회’가 여야 정치권의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여당이 “방탄 호소”라고 비판 공세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4일 6년 만의 장외집회에 나섰다.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이번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소속 의원이 100명 가까이 참석했다. 당직자, 당원까지 합한 인원은 경찰 추산 2만 명, 민주당 추산 30만 명이었다. 민주당 부산 의원 중 전재수 의원이 참석했다. 최인호 의원은 해외 출장으로, 박재호 의원은 지역 일정으로 각각 불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재명을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마라”면서 “몰락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갔던 길을 선택하지 마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서 김건희 특검은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이 반대하더라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집회를 통해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민생행보’ 등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가운데 당내 다수 의원들이 이 대표를 지지하는 모습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체포동의안 제출 여부와 관련해 불붙었던 ‘가결 가능성’ 논란도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장외투쟁에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지난 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의원총회에서 국민보고대회 논의가 있었으면 반대 의사, 우려를 표시했을 것”이라며 “광화문에 사람을 많이 모으고 정권과 강력한 각을 세우는 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일 잘했지만 결과는 총선 폭망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민심을 이렇게 집회 때 머리 숫자로 확인하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장외투쟁에 여당은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진실은 장외투쟁의 방탄으로 막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압도적인 의석 수를 가진 거대 야당이 거리로 나갔다”면서 “‘재명 수호’, ‘방탄 호소’를 위해서 국회를 내팽개친 채 거리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조롱하고 법치주의를 짓밟으며, 총동원령으로 집결한 힘을 과시해 여론에 기대어 조금이라도 더 방탄막을 두껍게 둘러보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장외투쟁이 마음이 돌아선 애인을 찾아 탈영한 병사를 보는 것 같다”면서 “국민 마음은 돌아선 지 이미 오래”라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