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남은행장 선임, 부산·경남은행 통합 ‘가늠자’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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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추위 열고 CEO 승계 절차 개시
내부 인사 출신, 수장 선임 관례
최홍영 행장·심종철 부행장 유력
부산은행 출신 후보 선임 가능성도
두 은행 통합 필요성 지속 거론

경남은행 전경. 부산일보DB 경남은행 전경. 부산일보DB

BNK경남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작업에 부산, 울산, 경남과 지역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통상 경남은행 인사가 CEO 자리를 꿰찼지만 부산은행 출신과 경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까닭이다. 차기 경남은행장 선임이 BNK금융그룹의 오래된 과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통합의 가늠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3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에 따라 △최홍영 경남은행장 △심종철 경남은행 부행장 등 경남은행 출신 외에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 △명형국 BNK저축은행 대표 △이윤학 BNK자산운용 대표 △김상윤 BNK벤처투자 대표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 △김영문 BNK시스템 대표 △성경식 BNK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당연 후보로 이름을 올린다.

그간 내부 출신이 행장으로 선임되온 까닭에 이번에도 최 은행장과 심 부행장의 경쟁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2014년 경남은행이 BNK금융에 인수된 이후 손교덕, 황윤철 전 경남은행장에 이어 최 은행장까지 모두 경남은행에 입행해 경력을 쌓아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산은행 출신 인사와의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이는 2015년 BNK금융그룹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거론돼온 두 은행 통합 때문이다. 부산, 경남은행이 별도 회사로 전산망을 유지하는 데에 매년 적지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최근 들어 통합 필요성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부산은행 출신이 경남은행 수장을 맡아 내부 직원과 경남, 울산 지역사회 설득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이같은 전망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만을 앞두고 있는 빈대인 회장 내정자는 지난달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된 직후 진행된 부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NK 내부와 지역 여론 등을 들어보고 기회되면 입장 정리해서 말씀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며 두 은행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부산은행 출신 당연 후보에는 안감찬 은행장, 강상길 부행장, 김성주 대표, 김영문 대표, 명형국 대표, 성경식 부사장, 이두호 대표 등 7명이다.

하지만 경남은행은 여전히 부산은행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이 확고하다. 경남은행 노조는 지난달 BNK금융지주 회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경남은행-부산은행 통합, 전산 통합 등을 반대하고 경남은행 자율 경영권을 보장하라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직전 회장인 김지완 전 회장도 취임 후 “임기 중 방향을 마련하겠다”며 두 은행 병합 문제를 언급했으나 경남은행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점도 통합 불발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다만 일부는 부산은행 출신이 아니더라도 통합 논의를 전개할 수 있는 인물이 경남은행장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부산, 경남은행 합병은 단순히 두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계도 얽혀있는 복합적인 사안이다”며 “통합이 불가피하더라도 조직 안정을 취임 일성으로 밝힌 만큼 빈 회장 내정자가 부산은행 출신 경남은행장 카드를 들기엔 수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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