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등대센터 수탁 공모에 문제 빚은 법인 참여 ‘시끌’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출입문 자물쇠 잠궈 ‘인권 논란’
부산시 “참여 막을 근거 없어”
‘위탁 제한’ 가능 여부 두고 논란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인권 침해’ 논란으로 공개 수탁이 결정된 사회복지시설에 문제를 빚은 법인이 참여해 잡음이 일고 있다.

부산시는 9일 노숙인 지원 시설인 ‘부산 희망등대 종합지원센터(이하 희망등대 센터)’의 민간위탁 수탁자 선정심의위원회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수탁자 공모에는 사회복지법인 3곳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탁자로 선정된 법인은 5년간 센터를 맡아 운영하게 된다.

문제는 이번 공개 수탁에 지난해 3월 ‘인권 침해’ 논란을 빚은 현재 법인이 공개 수탁에 신청을 했다는 점이다. 희망등대 센터를 위탁 운영해온 A 법인은 2021년 12월 코로나19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노숙인의 이탈을 막기 위해 39시간 동안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가 논란을 빚었다. 부산시 시민인권침해 구제위원회는 지난해 3월 해당 사건에 대해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고 보고, 센터장과 시설 종사자에 대해 재발방지를 위한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인권침해 논란 이후에도 시는 지난해 10월 A 법인과 민간위탁을 연장하려 했으나, 시의회에서 이를 문제 삼아 결국 반려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 해당 센터의 수탁자를 공개모집하기로 했는데, 해당 법인이 공개 수탁에 참여한 것이다.

시는 A 법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정·비리 등으로 인해 위탁 계약해지를 당한 전력이 있는 경우에만 수탁참여가 제한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진정을 기각해 제한할 사유도 없다고 전했다.

시의 소극적인 대처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부산민변 소속 이현우 변호사(이현우 법률사무소)는 “민간위탁 조례 제6조2항 단서부분에 보면 필요한 경우에는 민간위탁 대상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시가 인권침해 요소에 대해 소극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A 법인은 해당 사건이 인권 침해가 아니었으며, 수탁에 참여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며 반박했다. 당시 자가격리 도중 이탈을 막기 위해 센터 1층 문을 자물쇠로 잠근 것은 맞지만, 센터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했고 다른 층에는 직원들도 함께 있었다고 설명했다.

A 법인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없음’이 나왔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최근 인권침해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수탁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