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낙인·운영난 한국국제대 ‘유일한 희망’운동부조차 존폐 위기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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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학 꼬리표에 신입생 확보 어려움
운동부도 불똥…매년 선수 충원율 줄어
펜싱 등 3개 종목 신입생 ‘0’…앞날도 ‘깜깜’

경남 진주시에 있는 한국국제대학교 전경. 몇 년째 부실대학 지정으로 인해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에 있는 한국국제대학교 전경. 몇 년째 부실대학 지정으로 인해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경남 진주시에 있는 한국국제대학교의 운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부실대학 지정 이후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마지막 희망 운동부조차 신입생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한국국제대, 진주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국제대 내 6개 종목 운동부 신입생은 16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축구부 신입생이 14명으로 전체 88%를 차지했고, 볼링과 소프트 테니스가 1명씩 신입생을 받는다.

그 외 펜싱과 육상, 배드민턴은 올해 신입생이 ‘0’명이다.

펜싱의 경우, 2020년과 2021년 연속으로 신입생이 30명 이상 들어왔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지만 올해는 0명에 그쳤고, 배드민턴은 2년 연속 신입생이 없다.

한국국제대 운동부 위상을 생각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한국국제대 내 운동시설 모습. 김현우 기자 한국국제대 내 운동시설 모습. 김현우 기자

그동안 한국국제대 운동부는 전국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펜싱은 전국대회 우승은 물론,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했다.

축구는 전통의 강호로 알려져 있고, 육상과 배드민턴, 볼링, 소프트 테니스 등 다른 종목들 역시 해마다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때문에 학교가 재정지원제한대학, 이른바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면서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운동부는 꾸준히 신입생을 받아왔다.

실제 최근 몇 년간 6개 종목 운동부 신입생 입학 현황을 보면 2019년 34명, 2020년 55명, 2021년 64명을 기록했다.

전체 신입생 충원율이 12.8%에 그친 지난해조차 39명이 운동부 문을 두드렸을 정도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수년 째 부실대학에 묶이면서 학자금 대출 제한 등으로 인해 신입생이 감소하고 있고, 운동부 지원도 제한적이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체육특성화 대학 전환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무엇보다 학교가 언제 문 닫을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운동부 정원 확보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퇴직한 한 대학 관계자는 “학교 정상화가 쉽지 않다. 자구책인 체육특성화 대학 추진도 실패했다. 신입생이 충원 되지 않으니 직원 월급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실대학 꼬리표가 달리면서 각 운동부마다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부실대학 꼬리표가 달리면서 각 운동부마다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현우 기자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 부실대학 꼬리표를 떼기 힘든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국제대 운동부 자체가 존폐 위기에 처해 있는 셈이다.

종목별로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으로 이어지는 지역 연계 육성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성장한 유망주들을 다른 지역에 뺏길 수밖에 없다.

진주시와 시체육회 역시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예산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가깝다. 결국 대학 정상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진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선 대학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쉽지 않다. 최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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