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포문 연 국힘 전대 레이스… ‘탄핵’ 놓고 날 선 공방
김 “윤 대통령과 손발 맞아야”
안 “김은 혼자 설 수 없는 후보”
천, 난방비 급등 문제 해법 제시
황, 보수 후보 선명성 내세워
14일 부산, 16일 광주서 연설회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13일 제주도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메시지 대결을 벌였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원을 받는 김기현 후보는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의 소통 능력을 재차 강조했고,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와의 ‘양강’ 구도를 부각하면서 김 후보를 향해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후보”라고 공세를 폈다. 천하람 후보는 ‘책임’을 보수정당의 가치로 내세우며 지역 현안 해결에 방점을 뒀고, 황교안 후보는 ‘보수 정통성’을 내세웠다. 김 후보의 ‘탄핵’ 발언을 둘러싼 장외 공방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이날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윤석열 정부와 가장 잘 소통하는 신뢰 있는 동반자는 뚝심의 김기현”이라며 “야당은 ‘말’로 정치하고 여당은 ‘일’로 정치한다. 노동·연금·교육의 3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또 “경쟁 중인 안 후보와 천하람·황교안 후보 모두 훌륭한 분들로 지금은 경쟁 중이지만 전대 이후 힘을 합쳐야 한다”며 전대 이후 내부 통합을 강조하면서 “세 후보를 ‘당대표 정무고문’으로 모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는 최근 ‘탄핵’ 발언으로 입길에 오른 김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안 후보는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김 후보를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당대표,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대표”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는 안철수와 김기현, 두 사람 중에 선택하는 선거”라며 “국민과 당원이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당대표 적임자인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저와 김기현 후보는 더 많은 토론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김 후보에게 양자 토론을 요구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자신의 총선 출마지역을 전적으로 당에 맡기겠다고 한 공약을 거듭 언급하면서 “당이 원한다면 이곳 제주도 좋다. 수도권 험지보다 어렵더라도 기쁘게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친윤과 강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기세가 오른 천하람 후보는 이날 난방비 급등 문제 해법을 제시하는 등 민생을 책임지는 정치를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황교안 후보는 “좌파우파가 뒤섞인 가짜 보수가 함께 있으면 뭘 할 수 있겠냐”며 보수 선명성을 내세웠다.
이날 당권주자들은 쟁점으로 떠오른 김 후보의 ‘탄핵’ 발언을 두고 날 선 공방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한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향해 ‘차기 대선주자 당대표 불가론’을 강조하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히면 당이 깨질 수 있다.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당내에서 충돌했을 때 불협화음이 생겼고, 그것 때문에 결국 아픈 탄핵이라는 그런 과거를 우리가 반복해선 안 된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그걸 (안 후보 측이)마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우려된다는 식으로 곡해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안 후보 캠프의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김 후보가 너무나 생각이 없거나, 여러가지 바닥에서 불고 있는 안철수 바람이나 천하람 바람, 이런 다른 후보의 바람에 놀란 것 같다. 결국은 굉장히 조바심, 급했다”고 비판을 이어 갔다. 천하람 후보도 “결국은 나를 안 찍으면 당과 대통령이 굉장히 어지러워진다고 하는, 어떤 얕은 수의 협박을 당원들에게 하는 것”이라고 김 후보를 재차 비난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제주를 시작으로 총 7차례에 걸쳐 합동연설회를 이어 간다. 연설회는 14일 부산·울산·경남, 16일 광주·전북·전남, 21일 대전·세종시·충북·충남, 23일 강원, 28일 대구·경북, 3월2일 서울·인천·경기도 순으로 이어진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