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중심지 지정 15년, 초라한 '동북아 금융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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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회사 유치, 부산은 전무
인센티브·규제 완화로 유인 전략 세워야

부산국제금융중심지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부산국제금융중심지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2009년 지정된 부산 금융중심지에 터를 옮긴 외국계 금융회사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4년이면 서울 여의도와 함께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15주년이 되지만,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 167곳 중 98%(164곳)가 모두 서울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부산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금융사 1곳조차도 33년 전에 진출한 일본 야마구치은행이 유일한 실정이다. 금융중심지 지정 이후로는 전무한 셈이다. 부산시가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2년 만에 51위에서 29위로 22계단 급상승했다고 연일 자평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사실만 확인된 셈이다.


실제로 부산 남구 문현금융센터 일대에는 BIFC 등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고,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 HUG 등 몇몇 금융 공기업이 이전했지만,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민간 증권사조차 영입하지 못해 금융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국제적인 금융회사의 서울 쏠림으로 부산지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 자본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 기회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는 금융중심지만 지정했을 뿐, 육성에는 나 몰라라 뒷짐만 진 중앙정부와 금융위원회, 정치권이 크게 반성할 대목이다. 물론, 당사자인 부산시도 때만 되면 “외국계 금융회사로부터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해 답답할 지경이다.

부산시와 금융위의 “최선을 다했다”는 판에 박힌 변명으로는 부족하다. 정책 의도를 결과로 보여 줘야 한다. 그나마 홍콩BMI가 부산 법인 설립 인가 작업에 돌입했고,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 코리아가 국내 투자 기업 선별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점은 다행스럽다. 한국씨티은행, 유안타인베스트먼트도 부산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조만간 피어날 봄꽃처럼 부산의 금융중심지를 활짝 꽃피워 주길 기대한다. 또한, 홍콩에서 이탈하는 국제 금융회사들에 대해 공격적인 유치 전략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를 위해 부산 금융중심지에 대한 금융·노동·외환 등 규제를 걷어 내고,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인학교 등 교육 환경도 꼼꼼하게 챙겨 봐야 한다. 이에 대한 마중물로 당장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KDB산업은행 이전과 함께 수출입은행과 수협중앙은행의 부산 이전도 추진해 부산을 정책 금융중심지로 키워야 한다.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된 만큼,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술, 금융을 융합한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 도입 등도 시급하다. 이제부터라도 구체적 육성 및 규제 혁신 전략을 실행해 부산을 아시아 금융 허브로 키워 나가야 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시와 중앙정부, 정치권 모두가 나서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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