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유난히 작은 우리 아이 ‘크겠지’ 방치했다간…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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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대동병원
성조숙증·저신장증 등 원인 찾아 빨리 치료해야

10살 A 양은 친구들 사이에서 유난히 키가 작았다. A 양의 부모는 ‘더 이상 치료를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3월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병원을 찾았다. A 양은 성조숙증 진단을 받고 호르몬 주사 치료를 시작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조숙증 환자는 2021년 기준 16만 6645명이었다. 2019년의 10만 8576명과 비교하면 53%가량 늘어난 수치다. 2021년 환자 수를 보면 여아 13만 9391명, 남아 2만 7254명으로 여아의 수가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대동병원 소아성장클리닉 이균우(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부장은 “성조숙증은 사춘기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시작되는 것으로, 방치하면 성장판이 빨리 닫혀 또래에 비해 키와 신체가 작거나 초경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인한 사춘기 관련 호르몬의 분비 촉진과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한 내분비계 기능 이상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전적인 요인, 스트레스 등도 사춘기 발현 시기에 영향을 준다.

여아의 경우에는 만 8세, 남아의 경우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시작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여아의 2차 성징은 가슴멍울이 생기거나 또래에 비해 체형이 성숙하게 변하고 질 분비물 증가, 심한 머리 냄새 등이 나타난다. 남자아이는 고환 크기가 4cc 이상 되면 2차 성징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대동병원 소아성장클리닉 이균우 부장이 성조숙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대동병원 소아성장클리닉 이균우 부장이 성조숙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기본적으로 성호르몬 검사를 포함하는 혈액검사, 골연령검사, 성선자극 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뇌 MRI, 초음파 검사 등을 추가로 진행한다. 사춘기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 주사 치료를 할 수 있다. 이는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주사로 보통 4주 간격으로 1회 주사한다. 뼈 나이로 만 11세 전후에 치료를 시작해 만 12~13세 정도에 종료한다.

저신장증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키가 3% 미만일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저신장증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염색체 이상, 영양결핍, 성장호르몬 결핍, 갑상선기능 저하 등 다양하다.

저신장증 진단은 키, 체중, 머리둘레, 신체 비율 등을 우리나라 소아 청소년 신체 발육 표준치와 비교해 이뤄진다. 왼손과 손목의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척골, 요골, 수근골, 중수골 등 골 성숙도를 비교해 골 연령을 측정하거나 혈액, 소변 검사, 성장 인자, 성장 관련 호르몬 검사, 성장 호르몬 자극 검사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저신장증의 치료 방법은 원인에 따라서 다양하다. 성장호르몬 치료가 가장 대표적이며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는 치료가 가능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 5세부터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보통 1년 이상 장기 투여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아는 뼈 나이로 14~15세, 남아는 16~17세까지 치료가 가능하며 1년에 키가 2cm 이하로 자라면 종료한다.

대동병원 소아성장클리닉 이균우 부장은 “또래에 비해 지나치게 작거나 성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면 분명한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한 치료 의학도 발전했기 때문에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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