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 지지율 40%로는 총선 필패…당이 정책 주도해야”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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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등 한신협 여당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 ① 안철수
“윤 대통령과 인수위서 충분히 호흡, 건강한 당정관계 만들 것”
김기현 투기 의혹, “민주당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 빨리 털어야”
지방소멸 해법 “지자체에 권한 대폭 이양 ”“엑스포 위크 지정”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한신협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인일보 제공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한신협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인일보 제공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나선 안철수 후보는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40%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당이 정책 어젠더를 주도하면서 당과 대통령 지지율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용산(대통령실)에서 민심과 좀 동떨어진 판단을 할 경우 당이 그 지점을 지적하고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게 건강한 당정 관계”라고 강조했다. 한신협은 <부산일보>를 비롯해 9개 지역 대표 언론사로 구성됐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당대표가 되면 용산과 호흡이 잘 맞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이미 두 달 이상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다 경험을 했다.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무난하게 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사실 황교안 후보가 그 이야기를 처음 하기 전까진 전혀 몰랐다”면서 “그렇지만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우리 당이 이긴 이유는 사실 부동산 폭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 때문 아닌가, 국민의 역린을 건드리는 부동산 의혹은 빨리 털고 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향해 ‘민주당 DNA’라는 김 후보 측의 ‘정체성’ 공격에는 “할 수 있는 얘기”라고 ‘쿨하게’ 반응하면서 “민주당 DNA를 ‘가진’ 게 아니라 민주당 DNA를 ‘아는’ 거다. 오히려 김 후보가 못 가진 장점”이라고 받아쳤다.

안 후보는 최근 천하람 후보 상승세로 자신의 지지율이 조금 빠지고 있다는 판세 분석에 대해 “모바일 당원 투표라는 점에서 응답률 3%짜리 ARS(자동응답전화)보다는 응답률이 훨씬 높은 면접원 조사가 신뢰성이 더 있다”며 “최근 나온 면접조사 방식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고, 천 후보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총선 출마 지역을 당에 일임하겠다’는 공약과 관련, “호남이든 제주든 당에서 시키면 어디든지 출마하겠다. 수도권에서 항상 20% 이상 포인트 차로 이긴 제 경쟁력을 당을 위해 쓰겠다는 그런 마음”이라면서 ‘험지 출마’에 부정적인 김 후보를 겨냥해 “그 분들은 그 지역에서 공천을 받으면 끝이고, 나는 공천을 받는 게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는 점이 굉장히 다르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또 ‘지방 소멸’의 해법으로 중앙정부 권한을 지자체에 대폭 이양해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유치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 현안인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위해 4월 BIE(국제박람회기구) 실사 기간 ‘엑스포 위크’을 지정하고,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당대표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다음은 안 후보와 일문일답.


-전당대회까지 2주 남았다. 판세는 어떻게 보고 있나

“아마 결선 투표할 확률이 높을 것 같다. 결선투표 가면 이길 자신이 있다”


-천하람 후보 지지율이 오르면서 안 후보 지지율이 좀 빠진 것 같은데

“저는 ARS 여론조사는 잘 안 본다. 이번 선거는 모바일 당원 투표라는 점에서 응답률 3%짜리 ARS보다는 응답률이 훨씬 높은 면접원 조사가 신뢰성이 더 있다. 이틀 전에 나온 면접원 여론조사에서 제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천 후보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증거도 이 조사에는 없다.”


-막판 득표 전략이 있다면

“간단하다. 이번에 왜 우리가 당대표를 뽑느냐, 한 표라도 더 수도권에서 표를 얻고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킬 당대표를 뽑는 선거 아니냐. 누가 이길 수 있는 당대표인가? 어쨌든 이겨야지 100대 국정과제도 실행할 수 있지 않나. 총선에서 지면 5년 동안 식물 정부가 돼버린다. 당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누가 지휘를 하는 게 민심을 더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그 기준 그 하나로 투표를 할 것이다.”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문제 삼고 있는데

“사실 황교안 후보가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 김 후보의 울산 부동산 문제를 전혀 몰랐는데, 듣는 순간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내가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사자 아니냐. 그때 우리 당이 이긴 이유는 부동산 폭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 때문 아닌가. 이게 대한민국 국민의 역린이다. 내가 민주당을 잘 아는데, 아마 총선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다. 그래서 해명할 수 있으면 빨리 털고 가라는 말씀을 드린 것 뿐이다.”


-김 후보 측의 ‘민주당 DNA’ 공세가 너무하다고 생각하나

“할 수 있는 얘기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민주당을 경험해 본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DNA를 가진 게 아니고 민주당 DNA를 아는 것이다. 가진 게 아니라 아는 것이다.”


-대표가 되면 대통령실과 충돌하지 않을까 하는 당내 우려가 있는데

“이미 두 달 이상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윤 대통령과 일했던 경험이 있다.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무난하게 일 할 수 있다. 집권 여당이 해야 될 역할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통령실에서 하고자 하는 것을 국회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통령실이 직접 민심을 접촉하지 않으니까 만약 용산에서 민심과 좀 동떨어진 그런 판단을 하면 그 지점에 대해 지적을 하고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게 건강한 당정 관계다.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40% 안팎인데, 이대로 머무르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가 없다. 당에서 정책 어젠더를 주도하면서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대통령 지지율을 50% 이상 끌어올려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대응은

“115석의 한계를 무시하긴 어렵다. 여론밖에 없는 것 같다. 대표가 된다면 생산적인 국회를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겠다. 첫째는 이견 차이가 크지 않은 문제, 특히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정쟁과 분리해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 둘째로 양당 이견이 큰 정책 사안은 토론과 협의를 거쳐 다음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겠다. 셋째는 이재명 대표의 비리 의혹은 입법부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하게 사법부에 맡기겠다.”


-내년 총선 출마지역을 당에 전적으로 일임하겠다고 했는데, 호남 출마도 가능한가

“당에서 시키면 어디든지 출마하겠다고 이미 다 밝혔다. 호남도 물론 가능하다. 저는 기본적으로 수도권에서도 상대 후보와 20%포인트 이상의 승리를 거뒀다. 그런 경쟁력을 당을 위해 쓰겠다는 그런 마음이다. 다른 후보는 아직 ‘험지 출마’ 말씀을 안 했는데, 그런 분들은 그 지역(영남)에서 공천을 받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게 끝이다. 그러나 나 같은 사람은 그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완전히 상황이 다르다. 그런 차이는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당을 옮겨가며 당대표만 네 번 했다. ‘정체성’ 지적이 나오는데

“제가 민주당에 잠시 몸을 담았다는 걸 모든 국민이 다 알지 않나. 또 태영호 의원이 북한 외교관 출신이라는 거 모든 사람이 다 알지 않나. 윤석열 대통령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었다는 거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다. 오히려 민주당하고 싸울 때 그런 점을 아는 게 굉장히 유리하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선거제 개혁에 대한 입장은

“총선이 1년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중대선거구제 전면 도입은 어렵다.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문제다. 내 목표는 현재 소선거구제 하에서 170석 되는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께서 언급한 중대선거구제는 이번에 일부 도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의원 정수를 늘리는 대신 세비를 동결하는 방안도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본다.”


-내년 총선 공천 방식에 대한 구상은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실 공천, 외압 공천을 차단하는 것이다. 저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시스템을 짜놓고, 공천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약속 드렸다. 구체적으로 여의도연구원을 개혁해 객관적 데이터에 의한 공천을 할 것이다. 당원이 직접 공천권을 행사하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제’ ‘책임당원 배심원제’를 시행해 당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순위를 정하고, 문제를 일으킨 현역 의원의 공천 자격을 박탈하겠다.”


-수도권 집중 심화로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중앙정부 권한을 대폭 지자체에 이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재정분권과 법령 개정으로 각 지자체가 각자의 특성에 부합하는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유치 권한 갖도록 하고 △광역경제권을 통한 메가시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교통 인프라와 행정 통합의 로드맵을 추진하며 △일자리 외에도 교통, 문화, 의료의 3대 핵심 인프라를 제대로 만들어 정주인구 확대로 종합적 지역균형발전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파기된 데 대한 생각은

“제가 그리는 부울경 미래상은 수도권에 버금가는 메가시티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공통점은 여러 개의 경제 중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외 제 2, 3의 경제 중심을 만드는 일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광역경제권을 통한 주민들의 효능감이 없는 상태에서 행정통합부터 하는 것은 좌초될 우려가 크다.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며 인적 교류와 물류를 활성화해서 광역경제권을 통한 경제공동체에 주민들이 충분한 효능감을 가질 때 행정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지방대학 활성화가 화두인데

“지방대학에 초격차 기술을 특화한 대학 과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각 지역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의 수요를 반영해 실효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대학을 평생교육기관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전 인구로 확대되는 추세에 발맞춰 전 인구의 기술과 지식 학습 역할을 지역대학에서 맡아야 한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당정 차원에서 실현 가능한 전략이 있다면

“올해 4월 BIE 사무국에서 개최 후보지 현지 실사가 있는데, 적극적인 홍보 총력전으로 범국민적 열기 조성이 필요하다. 당 역시 실사기간을 엑스포 위크로 지정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대국민 홍보에 집중해야 한다.”


-부산엑스포 유치의 전제인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문제에 대한 해법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은 우리 당의 당론이자 지역민들의 염원이다. 차기 여당 대표의 최우선 과제다. 당정 간 적극적 협력을 통해 후속 진행 과정을 꼼꼼히 챙기겠다. 지자체와도 수시로 소통하겠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전창훈 기자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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