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5호 골’ 터진 날 인종차별 피해…축구계 ‘강력 규탄’
20일 웨스트햄전 후 온라인 인종차별
잉글랜드축구협회 “강력한 조처” 약속
AC밀란 “인종차별에 레드카드 주자”
손흥민(31)이 모처럼 골맛을 본 날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다. 이에 대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 등 축구계가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 구단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과의 홈경기를 마친 뒤 트위터를 통해 “오늘 경기 중 온라인에서 손흥민을 향한 부끄러운 인종차별적 욕설이 있었다”고 밝혔다. 영국 방송 BBC도 “손흥민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과 관련한 학대를 받았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기 후 소셜미디어(SNS)에 “손흥민이 개고기를 먹어서 골을 넣은 것”이라는 등의 악플이 달렸다고 한다.
토트넘 구단은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 서서 SNS 회사와 당국이 조처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를 두고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즉각 반응했다. 협회 대변인은 SNS를 통해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우리의 경기에는 차별이 설 자리가 없으며, 당국과 SNS 기업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토트넘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전을 치르는 AC밀란(이탈리아)도 인종차별을 비난했다. AC밀란은 “인종차별에 레드카드를 보여 주자.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한다”는 뜻을 전했다.
영국 인권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도 인종차별 행위 퇴치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손흥민을 향해 역겨운 온라인 인종차별이 발생했다. 불과 일주일 전 브렌트포드의 공격수 이반 토니도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SNS 회사와 정부가 나서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 인종차별을 한 사람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한 건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EPL 첼시FC와의 경기 때 첼시 팬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한 장면이 확인돼 첼시로부터 무기한 경기장 출입 금지를 당한 바 있다.
2021년 4월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인종차별적 악플을 퍼붓다 적발됐다. 런던 경찰은 12명을 찾아내 ‘사과 편지’ 처분을 내렸다. 2018년 10월엔 리그컵 경기 후 웨스트햄 팬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