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대 학생들 “4년간 국악수업 단 90분… 국악수업 늘려달라”
학생들 “전국 수업 평균 30%인데 부산은 16%그쳐”
서양음악 위주 교수진 구성… 임용시험 등 불이익 주장도
학교 측 “학과 자체적으로 시수 정해 관여 어렵다”
부산교대 학생들이 빈약한 국악 수업의 확대를 요구하며 학교 측에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은 서양 음악 위주로 교수진이 구성되면서 국악 수업이 4년간 총 90분에 불과해 임용 시험 등에서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21일 부산교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학생회 측은 대자보를 통해 학교가 현행 대로 국악 수업을 유지하기로 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학생회는 다음달 새학기가 시작되면 국악 수업 확대에 대한 학생 투표 실시 등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부산교대는 지난 2일 열린 교원양성위원회를 열고 국악 수업 전공 시수를 현행대로 4년 간 90분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악 수업은 4년 간 2시간이었으나, 2021년 학교 측은 이를 90분으로 줄였다. 7시간 30분에 달하는 양악 수업의 5분의 1 수준이다.
학생들은 가뜩이나 부족했던 국악 수업이 더 줄어든 이후 줄곧 학교 측의 결정에 반발해 왔다. 총학생회는 입장문 등을 통해 “전국 12개 초등교육과의 국악 비율은 30%인 데 반해 부산교대는 16%로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실제 현행 2015 교육과정에서 음악교과서 속 국악의 비율은 약 40%에 달하고, 초등 임용고시에서는 국악과 양악은 동등한 비율로 출제되는 등 학교 밖에선 국악과 양악 비중이 비슷하다. 결국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나머지 공부를 통해 시험공부와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는 게 총학생회의 설명이다.
부산교대 한 재학생은 “3학년 교생실습 국악 시간에 배운 적도 없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며 “일과를 마친 후에도 밤늦게까지 남아서 장구·단소·판소리 등을 연습해 교생 실습을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산교대 측은 음악교육과 자체적으로 수업 시수를 정하기 때문에 직접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음악교육과 구조상 자체적으로 국악 교육을 강화하기 힘든 구조다. 국악 교수는 1명인데 반해 양악 교수는 6명이기 때문에 국악 수업 시수를 쉽게 늘릴 수 없는 것이다. 국악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교대 정은경 음악교육과 교수는 “국악 수업 시수가 줄어들 때 반대했지만, ‘다수결 원칙’에 따라 국악 수업이 줄어들었다”며 “4년에 90분 수업으로는 임용고시 문제도 분석해 줄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지난해 12월부터 학과장과 교무처장·학사팀장에게 대화와 협상을 요구해왔지만, 방학 기간이라는 이유로 현재까지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