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확 쪼그라든 ‘동백전’ 사용액 6개월 만에 반토막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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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사용액 1445억으로 줄어
사용자 수도 66만 명으로 후퇴
부산시 올해 예산 800억 계획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사용액이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지난해 8월 충전 한도와 캐시백을 크게 줄인 탓이다. 사용자 수 역시 지속적인 감소세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산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동백전 사용액은 1445억 원으로 지난해 7월 2884억 원보다 약 50% 줄었다. 2019년 12월 첫 발행한 동백전 사용액은 매달 꾸준히 증가했는데, 최근 반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동백전 사용액은 2021년 1월 726억 원에서 1년 반 만인 지난해 7월 2884억 원으로 약 4배 폭증하며 정점을 찍었다.


동백전이 반년 만에 반토막 난 것은 사용 한도와 캐시백 요율이 많이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 8월 시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동백전 월 충전 한도를 5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캐시백 요율을 10%에서 5%로 낮췄다. 경제적인 혜택이 줄어들자 사용자들이 동백전 사용을 줄인 것이다. 이는 추석을 맞아 캐시백 요율을 보름 동안 10%로 확대한 지난해 9월 사용액이 반짝 증가한 데에서도 확인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동백전을 사용한 사용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2021년 1월 40만 명대로 시작해 지난해 7월에는 80만 명대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줄어들다 지난달엔 66만 명대로 축소됐다.

올해 전망도 다소 어둡다. 사용액과 사용자 수가 계속 줄어드는데다 올해 편성된 전국 지자체의 지역화폐 국비가 지난해 예산의 절반 수준인 총 3525억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사용자 이탈이 계속될 수도 있다.

앞서 시는 올 동백전 운영 예산을 총 800억 원으로 잡았다. 먼저 올해 본예산에 500억 원을 편성하고, 나머지 금액은 추경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시는 동백전 예산이 최소 800억 원은 돼야 당초 목표액인 1조 6000억 원을 발행하고 현행 캐시백 비율인 ‘월 충전 한도 30만 원, 캐시백 5%’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시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올해 계획인 1조 6000억 원 규모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동백전에 투입된 예산은 총 2217억 원이었다. 이 중에서 73%인 1626억 원이 시비였고 나머지 27%인 591억 원은 국비로 충당됐다.

소상공인들은 크게 반발한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은 “정부나 지자체는 현재 지역화폐를 복지나 시혜 개념으로만 보고 있다. 실제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핵심”이라면서 “시가 난방비와 전기료 등이 폭등해 힘든 중소상인들의 어려움 해결을 위해서라도 동백전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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