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간만에 낚시하러 갑니다" 3년 만에 열린 부산~대마도 뱃길 첫날
팬스타쓰시마링크호·니나호 운항 시작
여행객 대마도 낚시·트래킹 계획 기대
당분간 주말만…승선 인원 100명 제한
"오래간만에 대마도에서 낚시할 생각에 설렙니다."
25일 오전 7시 30분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낚시 장비와 캐리어를 든 여행객들로 오랜만에 붐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4월 운항이 중단된 부산~대마도 여객선 운항이 약 3년 만인 이날 재개됐다.
여행객들은 오전 8시 30분께 대마도 히타카쓰 항으로 출발하는 팬스타쓰시마링크호를 타기 위해 수속을 거치고 있었다. 출국장에는 여행일정과 입국신고서 작성 방법 등 가이드 설명을 듣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있었다. 가이드 가방에 담긴 여권 뭉치는 뱃길 재개를 실감케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까지 썰렁했던 출국장은 오랜만에 온기로 가득 찼다. 이날 대마도행 팬스타쓰시마링크호 판매분은 매진됐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중단됐던 부산~대마도 뱃길이 이날 다시 열리면서 오사카, 후쿠오카, 시모노세키에 이어 대마도 항로를 마지막으로 부산과 일본을 잇는 국제 여객항로는 모두 재개됐다. 부산과 일본 대마도 히타카쓰를 오가는 항로에서 팬스타그룹의 고속여객선 ‘팬스타쓰시마링크호’와 스타라인의 ‘니나호’가 이날부터 시범운항을 시작한다.
체온체크와 백신접종 증명서 등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승객들은 수속창구에서 체온계로 열 체크를 하고, 빠른 입국을 위해 휴대폰으로 '비지트 재팬 웹(Visit Japan Web)' 사이트에 접속해 백신 접종 증명서 등 정보를 입력하고 있었다. 다소 번거로운 절차임에도 여행객들의 얼굴에는 짜증 대신 여행의 기대감이 가득했다.
여행사 상품을 통해 대마도를 여행할 예정인 김 모(40) 씨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할 예정이다. 대마도 가는 배가 다시 운행을 시작한 덕에 짧은 시간에 일본을 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날 친구 4명과 함께 자유여행을 계획한 한 승객은 "뱃길이 끊기기 전에는 자주 대마도를 갔다. 다시 운항하기만을 기다리다가 이번에 뱃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예약했다"며 "대마도에 사는 지인 집에서 머물기로 했고 2박 3일 일정이다. 대마도에서 낚시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른 한 승객은 "대마도는 처음 가보는데 대마도 배가 재개된다는 소식을 친구가 알려줘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가깝고 자전거 여행, 면세 쇼핑,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어 국내 여행객이 특히 선호하는 여행지다. 2015년 21만 3676명이 대마도를 찾았고, 2018년에는 약 41만 명가량으로 늘었다가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2019년에도 26만 명이 방문했다.
코로나19 이전 대마도 노선은 국적선사 5개, 일본 국적 1개 등 총 6곳 선사의 11개 선박이 운항했다. 부산항국제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한일 국제 여객의 60%를 차지하는 인기 항로였다. 이번에도 3년 만에 대마도 항로가 재개되자 팬스타쓰시마링크호의 부산 출발 티켓은 다음 달 26일까지 마감된 상황이다.
대마도행 항로가 시범운항을 마치고 정식 운항에 들어가면 대마도를 찾는 이들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 선사는 당분간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하루 1회 왕복 운항한다. 월요일에는 대마도를 방문한 뒤 귀국하는 승객 수송을 위해 편도 1회만 운항한다. 이때 부산에서는 승객을 태우지 않고 출발한다. 시범운항 기간 중 한 번에 승선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100명으로 제한된다. 운항 횟수와 승선 인원을 제한하는 시범운항은 현지 의료 여건 등을 고려한 대마도시 당국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대마도 항로 재개를 기다리는 여행객들이 많았는지 벌써 다음 달까지 부산 출발 일정이 꽉 차있다"며 "대마도 당국과 적극 소통을 통해 정상 운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