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가정식 제대로 알기… 미식 투어 함께 떠나요”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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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민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라’ 대표

20년 전 요리 유학 4년간 셰프 공부
부산 광안리서 식당 운영 10년 맞아
단골손님·쿠킹클래스 회원에 이벤트

“지금은 ‘힐링’ 미식투어를 즐길 시간입니다. 진정한 이탈리아 가정식은 어떤 맛인지 회원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는 여행을 하고 오겠습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라’ 대표 남정민 셰프가 아주 흥미로운 행사를 기획했다. 단골손님, 쿠킹클래스 회원들과 함께 떠나는 이탈리아 미식투어가 바로 그것이다.

남 대표는 “오는 6월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를 중심으로 토리노, 베로나, 베니스 등을 도는 미식투어를 진행한다. 현지의 전통 음식을 맛보고, 발사믹 식초, 치즈, 와인, 올리브 오일 등 식재료 생산처를 직접 둘러보는 행사”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학원 강사로 일하다 2003년 뒤늦게 이탈리아 밀라노로 요리 유학을 떠났다. 낮에는 요리학교에서 공부하고 오후와 저녁에는 식당에서 일하면서 4년을 지냈다. 2006년 귀국한 그는 부산과 대구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2013년 후배 셰프와 뜻을 모아 광안리에서 직접 식당 문을 열었다. 단골손님을 다수 확보한 그는 5년 전 현재 위치인 남천동 부산시장 관사 바로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식당에서 음식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2015년부터는 단골손님 등을 대상으로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다. 한 반의 정원은 8명인데 지금까지 거쳐 간 사람만 수백 명이다. 그는 “처음에는 초급, 중급, 고급 같은 식으로 진행하다 지금은 ‘이탈리아 지역 요리 알기’ 같은 주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미식투어는 ‘오라’를 열 때부터 생각한 이벤트였다. 처음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이면서 일종의 교육이었다. 식당 문을 닫고 전 직원과 함께 2년에 한 번씩 이탈리아에 다녀왔다. 현지에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었고, 현지의 고급 음식점이 아니라 낡고 오래된 전통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지역 요리를 맛봤다.

쿠킹클래스 회원들에게 이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다음에는 따라가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아예 단골손님과 회원들만 모아 미식투어를 따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 달도 안 돼 16명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참가자는 한식전문요리사와 한의사 부부, 피부과 의사, 약사 모녀, 사업가 부부, 간호사, 교직원, 연금공단 직원, 주부 등 다양하다.

볼로냐에서는 세계 최대 음식 테마파크 ‘볼로냐 피코 이탈리’를 둘러보고 각종 식재료 생산공장을 돌아본다. 현지 셰프의 도움을 받아 파스타 생면을 직접 만들어 보고 소스로 맛을 내어 시식한다. 베로나에서는 세계 최고급 올리브 오일로 평가받는 보나미니 공장을 찾아가 제조 과정을 둘러보고 신선한 오일을 맛본다. 베니스에서는 와인과 함께 즐기는 간단한 치케티를 골고루 즐긴다.

남 대표는 “미슐랭급 레스토랑보다는 푸짐한 가정식을 좋아한다. 이탈리아 전통 음식이나 길거리 음식을 더 좋아한다. 싸지만 정이 느껴지는 집도 있고 정말 전통이 있는 집도 있다”면서 이번 여행에서도 이런 식당을 주로 둘러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여행을 다녀온 뒤 맛집 책을 만들 생각이다. 누구라도 이탈리아 북부에 갈 때 들고 가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소개하는 책이다. 또 올해 미식투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아예 연례 행사로 투어를 이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성할 선임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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