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총소득’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해(종합)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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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인당 GNI 3만 2661달러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 8% 감소
국민 구매력·경제 기초체력 저하
글로벌 경제 위기 수출 부진도 심화

지난해 우리나라의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8% 가까이 줄었다. 이는 2년 만에 감소세 전환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GNI는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했다. 단 원화 기준으로는 약 4% 늘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 2661달러로 2021년(3만 5373달러)보다 7.7% 감소했다. 하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4220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 많았다. GNI는 한 해 동안 가계, 기업, 정부 등 나라의 경제 주체들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원화로 집계한 뒤, 국제 비교를 위해 연평균 환율로 나눠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이례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9%나 뛰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8.1% 줄어 달러 기준 1인당 명목 GNI도 감소했다”며 “하지만 원화 기준 명목 GDP(2150조 6000억 원)는 3.8%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3만 1734달러) 처음 3만 달러대에 들어선 뒤 2018년 3만 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3만 2204달러)과 2020년(3만 2038달러) 2년 연속 뒷걸음쳤다. 2021년(3만 5373달러)엔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경기가 회복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면서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급격한 원화 절하와 함께 달러 기준 1인당 GNI도 다시 뒷걸음쳤다.

이에 따라 2021년 세계 36위,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7위를 차지했던 1인당 GNI 순위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국민소득 통계를 발표한 대만의 경우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 3565달러로 우리나라를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앞섰다. 대만의 대미 환율이 지난해 6.8% 올라 우리보다 상승률이 낮은 영향이다.

1인당 GNI 감소는 국민의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뜻으로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저하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위기로 수출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민간 소비 여력도 위축돼 올해 경제성장률 달성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GDP디플레이터는 2021년보다 1.2% 상승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이다.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2.6%로 집계됐다. 4분기 성장률(전분기대비)도 -0.4%로, 변화가 없었다. 다만 부문별 성장률이 수정됐는데, 4분기 민간소비(-0.6%)와 정부 소비(2.9%)는 속보치보다 0.2%포인트(P)씩 낮아졌다. 반대로 설비투자(2.7%), 수출(-4.6%), 수입(-3.7%)은 각 0.4%P, 1.2%P, 0.9%P 높아졌다.

한편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4.4% △건설업 2.1% △서비스업 0.9% △농림어업 1.2% 등으로 집계됐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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