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조합 설립 후 다주택자 주택 사도 분양자격 없어”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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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온천4구역 조합 손 들어줘
여럿이 사도 분양대상은 1명만
“투기 유입·사업성 저하 방지”
향후 정비 사업 기준 될 전망

사진은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조성 중인 '래미안 포레스티지' 야간 투시도. 삼성물산 제공 사진은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 조성 중인 '래미안 포레스티지' 야간 투시도. 삼성물산 제공

대법원이 재개발조합 설립인가 이후 다주택자의 물건을 매수했다면 분양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과 광주 동구 학동4구역의 사례를 두고 부산고등법원과 광주고등법원의 정반대의 판결을 내리는 바람에 혼란을 겪었던 이번 사태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분양권 불인정’으로 결론이 났다.

7일 온천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온천4구역 조합)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A 씨가 온천4구역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아파트수분양권확인등’에 관한 소송에서 원고의 상고를 지난달 23일 기각했다. 대법원은 “도시정비법은 토지 소유자에게 1인의 조합원 지위만 부여함과 동시에 분양자격 대상도 제한함으로 투기사업 유입에 의한 정비사업의 사업성 저하를 방지하고 기존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다”며 “재개발조합 설립인가 이후 다주택자로부터 토지 및 주택을 구입하게 되었다면 원칙적으로 그 전원이 1인의 조합원으로 1인의 분양대상자 지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온천4구역 조합은 2012년 조합 설립 이후 다주택자의 물건이 거래돼 여러 사람이 소유하게 될 경우 한 사람을 대표조합원으로 두도록 하는 2010년 2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다물권자의 분양자격을 해석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했다. 부동산을 여럿이 나눠 가지더라도 새 아파트는 이들 전체에 한 채만 배정한다는 의미였다. 대표조합원을 제외하고는 현금 청산 대상자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자신도 분양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며 법적 다툼을 벌였다.

조합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근거로 이같이 판단했다. 이 법은 조합 설립 이후 다주택자의 물건이 매매돼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될 경우 이 가운데 한 명을 대표조합원으로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표조합원이 한 사람인 만큼 분양자격도 한 사람에게만 인정된다는 게 조합의 논리였다. 부산고법은 2020년 2월 온천4구역 조합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광주고법이 2020년 1월 광주 학동4구역의 분양자격과 관련한 소송에서 대표조합원에게만 분양자격을 인정한다는 1심을 뒤집고 모두에게 분양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상황이 꼬였다. 다주택자 조합원의 집을 산 이에게도 분양권을 부여한다는 최초의 판결이었다.

상반된 두 판결이 알려지자 정비업계는 숨죽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렸다. 그동안 각자의 분양자격을 인정하지 않던 다주택자의 물건에 분양자격을 인정할 경우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다. 또한 세대 분리 등 쪼개기를 활용한 투기 세력이 들어와 조합원이 증가해 사업성이 낮아질 우려도 있었다.

대법원은 결국 본격적인 심리를 통해 온천4구역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조합 설립인가 이후 다물권자로부터 물건을 매수한 경우 분양 자격이 없다고 확정한 셈이다. 향후 다른 조합에도 온천4구역의 사례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귀철 온천4구역 조합장은 “다물권자에 개별 분양자격을 인정하면 사업에 큰 부담이 된다. 재개발구역에 투기세력 유입도 우려된다”며 “이번 승소로 전국 재개발조합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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