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아의 그림책방] 서로 존중하는 ‘나’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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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에디터

<친구야! 나는 너와 달라, 친구야! 나는 너와 같아> 한 장면. 이 그림책은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읽을 수 있다. 한울림어린이 제공 <친구야! 나는 너와 달라, 친구야! 나는 너와 같아> 한 장면. 이 그림책은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읽을 수 있다. 한울림어린이 제공

신학기가 시작됐다. 아이들은 신입생으로 입학하거나, 학년이 올라가 새로운 교실에서 새 친구를 만난다. 새 교실은 어떨까? 어떤 친구를 만날까? 시작에 대한 설렘과 함께 마음 한쪽에는 걱정도 생긴다. 학교에 적응은 잘할까? 친구와 잘 어울릴까?

다니카와 슌타로가 쓰고 하타 고시로가 그린 <나와 학교>(이야기공간)는 학교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이야기다. 집에서는 하나뿐인 아이지만, 학교에서는 여러 아이 중 한 명이 된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관계를 배운다. 또 나와 다른 성격, 다른 환경을 가진 친구과 어울리는 법도 배운다.

이시즈 치히로와 기쿠치 치키의 그림책 <나의 비밀>(주니어RHK)은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비밀’의 고백이다. 수학은 못 하지만 그림은 잘 그리는, 철봉은 잘 못 하지만 균형 감각이 좋은, 멜로디언 연주는 능숙하지 못해도 노래는 잘하는. 별것 아니지만 특별한 비밀 이야기는 약점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게 만든다. 너와 나는 ‘이래서 다르고 이래서 같다’는 것을 인정하기. 상대를 존중하면 나도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는 가정, 학교, 사회 모든 곳에서 통한다.

<친구야! 나는 너와 달라, 친구야! 나는 너와 같아>(그림·한울림어린이)는 앞에서 뒤로는 다름을, 뒤에서 앞으로는 같음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콘스탄체 폰 키칭 작가는 다른 배경·취향·성격을 가진 21명의 친구를 등장시킨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고, 연주하는 악기가 다르고,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가 다르다. ‘나는 너와 달라. 왜냐면… 나는 손으로 말하고(수화), 너는 입으로 말하니까.’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세르게이와 비장애인 릴리는 같다. 왜냐면 둘은 친구와 음식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하고 한 농구팀에서 활동한다. 분홍색을 좋아하는 친구, 이슬람교를 믿는 친구.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 정착한 난민 친구. 서로 달라 보여도 찾아보면 같은 점이 많다.

다름으로 읽고, 같음으로 읽는 두 이야기가 만나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말한다. “나는 나야.” 다르면 어떻고 같으면 어떤가. 있는 그대로의 나와 너를 인정하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생활을 하며 아이들은 자란다. 나와 너, 서로를 존중하며 같이 자란 아이들이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어른이 된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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