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 쏠림’ 여전… 상위권 10명 중 7명 '언어와매체' 택했다
수학 성적 높을수록… 탐구영역 상위권도 쏠림 현상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상위권인 1~2등급을 받은 수험생 10명 중 7명이 국어 영역에서 ‘언어와매체’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표준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난이도 높은 과목에 상위권 학생이 편중되는 ‘과목 쏠림’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13일 진학사가 자사 정시 서비스에 지난해 수능 성적을 입력한 17만 241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학 1~2등급 수험생 중 70.4%가 국어 언어와매체 선택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학 성적이 높을수록 국어 영역에서 '화법과 작문'보다는 언어와매체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수학 5~6등급 수험생 중에서는 28.3%만 언어와매체에 응시했다.
탐구 영역 상위권에서도 국어 과목 쏠림이 두드러졌다.지난해 수능 탐구 영역에서 1~2등급을 받은 학생 중 64,5%가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반면, 5~6등급대에서는 언어와매체 선택율은 30.5%에 불과했다.
이같은 과목 쏠림은 통합수능이 첫 시행된 2021년 처음 등장했다. 통상 과학탐구 과목을 선택한 이과생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수학 미적분 선택 과목을 사회탐구를 응시하는 상위권 문과생이 일부 선택하면서 수능 상위권 학생들의 미적분 쏠림이 나타나기도 했다. 국어 영역의 경우 종전에는 언어와매체, 화법과 작문 등 선택 과목에서 비교적 고른 선택이 이뤄졌다. 하지만 2021년 첫 통합수능에서 화법과작문 과목 표준점수가 언어와매체 과목보다 낮게 나오면서 과목 쏠림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통합수능에서는 학습 내용이 어렵고 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은 경우, 이들의 선택과목 점수가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된다”며 “일반적으로 공부하기 더 어렵다고 평가되는 언어와매체로 상위권 수험생이 몰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