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 착공·개항, 정부 로드맵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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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육·해상에 걸친 매립 공법 확정
2029년 말 개항 엑스포 유치전 탄력
시민 노력의 결실 흔들림 없이 전진해야

국토교통부가 14일 2029년 말 가덕신공항 조기 개장을 공식화해 엑스포 부산 유치전이 탄력을 받게 됐다. 사진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국토교통부가 14일 2029년 말 가덕신공항 조기 개장을 공식화해 엑스포 부산 유치전이 탄력을 받게 됐다. 사진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시민이 그토록 염원하던 2030월드엑스포 전 가덕신공항 개항의 꿈이 마침내 이뤄지게 됐다. 24시간 안전한 운영이 가능한 남부권 관문공항 건설은 물론이고 2029년 말 개항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2002년 4월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중국 민항기 추락 사고를 계기로 신공항 건설을 향한 발걸음을 뗀 지 20여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육상과 해상에 걸친 매립 공법을 통해 2024년 말 공사에 착수해 2029년 12월 개항하는 가덕신공항 건설 로드맵을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가덕신공항을 둘러싼 공법과 개항 시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가덕신공항 건설공법·공항배치 로드맵에 따르면 매립 공법을 적용하되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하는 안으로 공기를 단축한다. 국토부는 그동안 매립식, 부체식, 잔교식 3개 공법을 놓고 전문가 자문회의와 자체 검토를 거쳤는데 국제공항으로서의 안전성, 사업비, 사업 기간, 환경성 등을 고려해 매립식으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공항배치는 육상과 해상에 걸치는 방안을 도입하고 향후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계류장 등 세부적 공항시설은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깊은 바다와 대규모 연약지반을 매립해야 해 엑스포 전 개항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통상 실시계획 후 이뤄지는 보상을 기본계획 후 착수해 1년의 공기를 단축한다. 육상과 해상에 걸친 공항배치로 해상 매립량을 절반 줄이고 육상 절취부 여객터미널 공사 조기 추진을 통해서도 공기를 27개월 가량 앞당긴다. 아울러 민간의 창의적 신기술·신공법을 수용할 수 있도록 단일 공구 통합 발주(턴키) 방식을 도입하고 복합 공정의 건설사업을 효율적으로 이끌 전문관리조직인 가덕신공항건설공단 신설과 종합사업관리(PgM) 도입도 추진한다.

국토부 로드맵은 안전한 국제공항 건설과 엑스포 전 조기 개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안으로 환영할 일이다. 공항의 안전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는 매립식을 도입하면서도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서다. 부산시는 이날 박형준 시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부산을 비롯한 남부권 주민들과 함께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당초 2035년까지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2030년 이전으로 앞당긴 것은 시와 시민들의 끈질긴 노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가덕신공항을 조기에 개항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도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정부 부처의 협력과 국회의 뒷받침이 따라야 할 일이다.

무엇보다 국제박람회기구(BIE)의 부산 현지 실사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확정해 엑스포 유치전의 큰 고비를 넘겼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부산에 앞서 지난 6~10일 진행된 리야드 현지 실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 신공항과 새로운 지하철 노선 계획을 내놓으며 부산을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어서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의 중요성이 높았다. 그동안 국토부의 조기 개항에 대한 미온적 태도가 걸림돌이었다.

이제 부산은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과 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으로 달리기만 하면 된다. 특히 가덕신공항은 20여년에 걸친 부산 시민들의 눈물겨운 싸움의 결과물이다. 로드맵이 확정된 이상 앞으로는 어떤 논란이나 이해에도 흔들려선 안 된다. 그러려면 이제부터 국토부의 로드맵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부산 시민의 힘으로 이룬 대업을 잘 마무리하고 비상하는 일만 남았다. 흔들림 없는 전진을 다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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