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금융그룹 UBS
경쟁은행인 CS 손실 떠안아
스위스정부 1000억 달러 지원
코스피 등 세계 증시 급락 면해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의 콜름 켈러허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베른에서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걱정거리를 안겨줬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위기가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의 전격 인수로 급한 불을 껐다. 스위스 정부가 1000억 달러 유동성 지원에 나서는 등 월요일 세계 금융시장의 이른바 ‘블랙먼데이’ 사태를 피하기 위해 적극 나선 결과다. 코스피도 CS 위기 모면에 폭락은 면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정부와 금융감독청, 스위스국립은행의 지원으로 UBS가 CS 인수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이번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SNB는 “실질적인 유동성 제공을 통해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정부 역시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추가적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위스 정부 측은 “이번 조처가 CS와 스위스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가장 적절한 해법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중 인수 협상이 불발될 경우 CS의 부분 또는 완전 국유화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CS의 인수 총액은 30억 스위스프랑(한화 4조 2300억 원)이다.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이는 CS의 지난 1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74억 스위스프랑(한화 10조 4000억 원)의 절반 미만이다.

UBS는 CS 인수로 최대 50억 스위스프랑(한화 7조 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스위스 당국은 UBS에 손실 보상으로 최대 90억 스위스프랑(한화 12조 7000억 원)을 지원하고, 추가 손실은 UBS가 감당할 방침이다.

UBS는 스위스 취리히와 바젤에 본사를 둔 스위스 최대 은행이자 CS의 최대 경쟁사였다. CS와 함께 세계 9대 IB로 꼽힌다. 현재 규모는 CS보다 더 크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투자은행(IB) 중 하나지만,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CS가 무너질 경우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틈새시장에서 영업해온 SVB 등 중소은행의 파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 당국도 이번 인수 협상 타결을 위해 스위스 당국과 협력했다.

한편 이번 합의로 주요국 증시는 CS발 위기가 세계 금융 시장으로 확산하는 ‘블랙먼데이’ 사태를 모면하게 됐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6.49포인트(0.69%) 내린 2379.20에 장을 마쳤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