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회사와 탈모 관리 앱 협업… 해외 진출 부산이 적격” [Up! 부산 스타트업]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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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부산 스타트업] (주)뉴로서킷

스타트업 돕는 기술지주 일하다
탈모사업 가능성에 부산서 창업
日 탈모관리기업과 공동 사업도
올해 오프라인 매장 선보일 예정

(주)뉴로서킷 이석진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탑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탈모 예방 습관 관리 앱 ‘바야바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뉴로서킷 이석진 대표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탑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사가 개발한 탈모 예방 습관 관리 앱 ‘바야바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이라는 추정 연구 결과가 있다. 유전적·환경적 요인, 식습관, 호르몬 변화 등으로 탈모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탈모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탈모 연령대도 빨라지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탈모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2년 만에 일본 진출에 성공한 부산 스타트업이 있다. 탈모 예방을 위한 습관 관리 앱 ‘바야바즈’를 비롯해 일본 탈모 관리 회사와 합작해 ‘카미나비 Lite’ 앱을 출시한 (주)뉴로서킷이다.

■스타트업 돕다 창업의 길로

뉴로서킷 이석진(42) 대표는 원래 스타트업 투자 유치를 돕고 정부 과제를 연결하는 일을 했다. 민간 기술사업화 회사와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에서 10여 년 동안 스타트업과 함께 일했다. “연세대 기술지주회사에서 근무할 때 담당하던 회사 중 하나가 탈모 신약 개발사인 ‘스템모어’(현 에피바이오텍) 였습니다. 당시 그 회사가 규모를 키우고 있어서 일종의 스카웃을 당한 거죠.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된 것도 탈모 업계에 발을 들인 것도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사실 이 대표는 탈모인이 아니어서, 당시에는 탈모 그 자체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탈모 치료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탈모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학교나 기관과 소통하는 자체가 어렵지는 않아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학교에서 기술 사업화를 돕던 사람이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됐으니 재미도 있었고요. 그런데 제가 대표는 아니다 보니 저의 고민이 의사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퇴사하고 창업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생활의 기반이 있는 경기도 일산이 아닌 부산에서 법인을 냈다. “2021년 부산연합기술지주에서 3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으면서 본사를 부산에 두게 됐습니다. 향후 해외 진출과 수출을 고려하면 부산이 적격이라는 판단도 내렸고요. 그 판단은 옳았습니다.”

■일본 40년 역사 기업과 협업

2021년 8월 뉴로서킷은 ‘바야바즈’라는 이름의 탈모 예방 습관 관리 앱을 출시했다. 초기 탈모환자를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추억의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 온몸이 털로 뒤덮인 ‘바야바’가 연상되는 이름을 붙였다. “마치 운동 앱처럼 탈모가 걱정되는 사람들이 모여 탈모를 미리 관리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앱입니다. 창업 이후 재빠르게 앱 출시를 했는데, 최종 리뉴얼한건 이달입니다. 자신의 두피 사진을 찍어서 탈모 상황을 기록하고 문진도 하고요. 최종적으로는 인공지능 진단을 통해 올바른 생활 습관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입니다.”

창업 당시 일본 탈모 관리 기업 ‘리브21’과 인연이 닿았다. 일본 전역에 30곳 이상의 두피 관리 직영 매장을 두고 있는 46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리브21은 자체 앱 ‘카미나비’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탈모와 관련된 상식을 알려주고 제품을 추천해주는 정도의 단순한 기능만 있는 앱이었다.

“리브21과 공동연구개발 계획을 세우고 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리브21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었거든요. 개인별 탈모 원인을 판단하는 설문지를 그동안은 종이로 작성해왔는데, 디지털로 전환했고 탈모 예방 습관을 만들 수 있는 미션을 제공해 고객이 집에서 전문가의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따라 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본 측과 화상으로 마라톤 회의를 이어간 끝에 공동 작업물인 ‘카미나비 Lite’를 출시할 수 있었다. 문화 차이와 소통 문제로 어려움이 컸지만, 앱이라는 결과물이 나왔다.

■새로운 확장 가능성

뉴로서킷은 최근 협업 대상이 늘어났다. 한 생리주기 관리 앱 쇼핑몰과 손잡고 탈모 섹션 부분을 맡아 여성 탈모 고민을 해결하는 데 힘을 모았다.

“처음 창업했을 때는 남성 탈모시장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뛰어들어보니 여성 탈모시장도 만만하지 않더라고요. 출산 이후 호르몬 변화로 탈모를 겪어 고민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었고요. 이외에도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동국대 산부인과 교수님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뉴로서킷은 셀프 탈모 진단장치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중소기업벤처부의 팁스(TIPS) 사업에 선정돼 인공지능 고도화 진단 장치 개발에 한창이다. 연구소가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이렇게 개발한 진단 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탈모 센터 1호점을 올해 중 개설할 예정도 있다.

“리브21이 개발한 전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독점권이 있어서 향후 매장이 생기면 보여줄 부분이 많습니다. 아직 연구소 인원이 더 많지만 탈모 센터 확장의 허브 역할을 할 본사 인원도 더 늘어날 예정입니다. 탈모 관리 습관을 붙여주는 탈모 관리 종합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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