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군항제… 진해가 ‘활짝’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벚꽃 28일께 만개… 내달 3일까지 축제
상춘객 몰려들어 최대 450만 방문할 듯
102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 부산도 절정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진해군항제가 4년 만에 개최됐다.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공원에서 관광객들이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봄 추억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진해군항제가 4년 만에 개최됐다.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공원에서 관광객들이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봄 추억을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진해가 연분홍빛으로 물들었네요. 듣던 대로 정말 예뻐요.”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벚꽃으로 유명한 여좌천에서 만난 정기로(37)·김혜진(33) 부부의 말이다.


진해에서는 지난 2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다음 달 3일까지 제61회 진해군항제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방문 자제’를 당부하던 과거와 달리 4년 만에 재개된 축제다.

군악의장 페스티벌과 야간 불꽃행사, 추모대제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으며, 축제 기간 역대 최다인 45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야제에만 5000여 명이 방문하는 등 상춘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처음 진해를 찾았다는 정 씨 부부는 “진해 벚꽃이 정말 유명하지만 그동안 한 번도 오지 못했다. 벚꽃은 어디에든 있지만, 이렇게 길게 이어진 벚꽃 터널은 처음 봤다”며 반겼다.

진해 여좌천과 경화역을 중심으로 36만 그루의 벚나무가 일제히 꽃봉오리를 터뜨렸다. 여좌천의 약 1.5km 구간에는 벚꽃 터널이 형성돼 양옆 목재 덱에서 꽃놀이하기에 좋다. 현재 개화율은 70% 정도다. 28일께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제 후 첫 주말에 여좌천을 찾은 상춘객의 표정은 밝았다. 목마를 탄 아이, 친구와 주전부리를 먹는 학생, 손주 손을 잡고 꽃구경을 나온 어르신, 볼을 맞대고 사진을 찍는 연인 등 남녀노소 모두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주말여행상품을 통해 경북 구미시에서 왔다는 김선옥(58) 씨는 “그냥 길가에 핀 벚꽃을 보는 게 아니다. 진해는 벚나무를 따라 길이 난 것처럼 집중돼 있다. 눈에 벚꽃만 들어온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창원 시민 이서군(60) 씨는 “축제가 4년 만에 다시 열린다고 해서 축제·사람 분위기를 느끼려고 왔다. 오랜만에 열린 군항제가 반갑다”며 웃어 보였다.

다른 지역에서 진해를 찾은 상춘객은 주차가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상춘객 편의를 위해 임시 주차장 1만 5350면과 공중화장실 80여 곳 등을 설치했지만 몰려든 인파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최근 159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안전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상상황 발생 시 인근 1km에 상황을 전파할 수 있는 대중경보장치를 여좌천과 진해루에 배치했다. 국장급이 총괄을 맡던 예년 축제와 달리 올해는 총괄 지휘관을 창원시 제1부시장으로 격상해 축제 안전 종합상황관리체계를 공고히 했다.

한편 102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을 피운 부산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부산의 벚꽃은 지난 19일 개화해 평년 대비 9일가량 일찍 폈고, 관측을 시작한 1921년 이후 가장 빠르게 개화했다. 부산기상청은 이달 기온이 평년보다 3도가량 높고, 일조 시간도 18시간가량 길어 개화 시기가 당겨진 것으로 분석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