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아버지’ 김동호 “부산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10) 김동호 BIFF 초대 집행위원장
엑스포 뒤 기반시설 재활용하면
혁신 이끌 새 영상산업단지 변신
밀라노·바로셀로나 도시 혁신
세계박람회 있었기에 가능한 일
바다·산·도시 갖춘 입지 경쟁력
부산 비전과 함께 부각시켜야
영화계 대부 ‘미스터 킴’의 입에서 ‘반드시’라는 단어가 나왔다. 김동호(86) 부산국제영화제(BIFF) 초대 집행위원장은 “영화·영상도시 부산이 세계적으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며 “부산을 넘어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를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와 문화 발전을 선도한 그는 세계 각종 영화제와 주요 이벤트를 두루 경험한 원로다.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사장으로 4년간 세계를 누볐고, 15년간 집행위원장을 맡은 BIFF를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키웠다. 세계 영화인들은 ‘미스터 킴’을 존경하는 친구이자 동료로 여긴다. 현재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인 그와 지난 22, 26일 전화로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이야기를 나눴다.
김 이사장은 2030월드엑스포가 본격적인 ‘도시 혁신’을 이끈다고 확신했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와 과학·산업 기술은 부산을 넘어 한국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예상했다. 그는 “수많은 국가가 국가관을 짓고 세계박람회에 동참하면 부산은 우선 세계적인 핵심 관광지로 변모하게 된다”며 “한국의 영상과 전시 산업,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첨단 산업도 동시에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했다.
특히 부산은 영화·영상 산업 혁신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영화·영상도시 부산에서 관련 산업과 첨단 기술이 한층 더 도약하고 확장될 것”이라며 “부산에 만든 기반 시설과 각국에서 건설한 공간 등을 새로운 영상 산업단지로 재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1993년 대전엑스포가 등록엑스포는 아니었지만 행사가 끝나고 많은 시설이 영상 관련 산업에 활용됐다”며 “부산도 계획적으로 시설을 조성하고 잘 활용하면 영화·영상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조언했다.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부산에 새로 구축한 기반 시설이 2030년부터 더 큰 동반 상승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가덕신공항이 2029년 조기 개항하면 더 많은 관광객과 물류가 부산을 오가게 된다”며 “새롭게 정비된 북항, 롯데가 1000억 원을 기부한 오페라하우스 등이 제 기능을 발휘하면 부산 산업과 문화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건립을 주도한 뒤 초대 사장을 맡고 문화부 차관까지 역임한 그는 문화공간을 포함한 기반 시설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해외 사례를 통해 세계박람회 유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 등록엑스포를 앞두고 한국관 건립에 대해 자문한 적이 있다”며 “밀라노만 해도 세계박람회가 끝난 뒤 도시 자체가 변모했다”고 말했다. 당시 밀라노는 낡은 공단 지역에서 세계박람회를 열었는데, 그 지역은 대학·기업 등이 들어선 ‘휴먼 테크노폴리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부산처럼 바다를 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자세히 언급했다. 바르셀로나는 1888년과 1929년에 두 차례 엑스포를 열었고, 1992년과 2004년에는 각각 하계올림픽과 세계문화포럼을 연 도시다. 그는 “세계문화포럼까지 개최한 바르셀로나는 메가 이벤트를 통해 해변에 새로운 도시를 조성했다”며 “가우디와 피카소가 이룩한 문화가 더해지면서 바르셀로나는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가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다음 달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에서 부산의 비전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라고 조언했다. 그는 “우선 국가관이 들어서는 북항의 미래 비전과 교통·문화 등 기반 시설 구축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항만과 도시,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입지적인 조건도 잘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 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이탈리아 로마에는 바다가 없다”며 “부산은 해양 자원과 경관을 갖춘 데다 옛 문화와 첨단 IT 산업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부산은 어렵다고 했을 때 BIFF 개최를 밀어붙인 그는 세계박람회도 유치할 수 있다며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김 이사장은 “부산 시민이 하나로 뭉쳐 2030월드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면 좋겠다”며 “세계박람회를 거쳐 부산이 국제적인 도시로 격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