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국립대 첫 ‘챗GPT 가이드라인’ 도입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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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원칙·교육 윤리 주 내용
과제 참고 여부 항목 등도 마련
대학가 ‘AI 시대’ 체감 분위기
수도권에선 대필 ‘0점’ 사례도

부산대학교 전경. 부산대학교 전경.

대학가가 챗GPT 열풍 속에 생성형 AI 활용법을 고심하고 있다. 부산대가 전국 국립대 중 처음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지역 대학가도 챗GPT가 미칠 파장에 따른 대비책을 내놓고 있는 모양새다. 생성형 AI 활용이 자칫 부정행위, 윤리적 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는 최근 교내 교육혁신처 주관으로 부산대 교수·학습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고 30일 밝혔다. 가이드라인에는 생성형 AI에 대한 올바른 활용 원칙을 제시하고, 교수자와 학습자의 지성과 창의성 계발, 상호존중과 다양성, 강의현장의 안전과 교육적 윤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지성·창의성·인간성·다양성·공공성·책임성을 6대 핵심으로 하는 ‘AI 활용 원칙’과 ‘AI 활용에 대한 다짐’을 공포했다. 생성형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는 취지다.

부산대는 향후 온라인 등으로 학부생 과제 제출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생성형 AI를 사용하거나 참고했는지 여부를 체크할 수 있는 항목을 만들어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학생 윤리 의식을 고취한다는 방침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생성형 AI 활용 자체가 잘못된 일이 아니므로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이드라인 차원에서 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가도 다가올 생성형 AI 시대를 체감하고 있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부산 지역 15개 대학을 취재한 결과 부산 지역 대학에서는 현재까지 챗GPT 등 생성형 AI 활용을 명시한 강좌나 수업 등은 개설돼 있지 않다. 컴퓨터공학과 등 일부 전공생들이 생성형 AI를 프로그래밍 수업 등에서 활용하는 정도다. 하지만 대학가는 이번 학기 들어 비전공 학생들도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빈도가 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인문·사회계열 강좌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챗GPT 활용이 가능한지 등을 질의하는 학생이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음 달 시험, 과제기간이 되면 챗GPT 활용법이 강의실의 화두가 될 것이라는 것이 대학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산의 한 대학 사회과학대 교수는 “학생이 챗GPT 활용해서 레포트를 써도 되냐는 질문을 했고 챗GPT 활용도 능력인만큼 활용했다는 사실만 표기하라고 대답했다”며 “생성형 AI 표절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는만큼 평가 과정도 예년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수도권 대학에서는 챗GPT 대필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달 중순 연세대 교양과목 작문 수업에서 담당 교수가 챗GPT 대필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수강생의 과제를 ‘0점’ 처리했다. 연세대는 자체 지침을 만들어 ‘학생이 과제물 작성 시 챗GPT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각 교수가 과제물 작성 시 챗GPT 이용의 채택 여부에 대한 방침을 마련하고 학생에게 명확히 안내하라’고 교수진에 지시했다. 중앙대 사회과학대 수업에서는 “챗GPT를 활용해 표절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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