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협박해 성착취물 42개 제작·전송… 항소심 ‘징역 3년’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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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적 동영상 촬영 강요… 고법 “피해자에 치유 어려운 정신적 상처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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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중생을 협박해 수십여 개의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그루밍 성범죄’를 저지른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성착취물 제작· 배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SNS 채팅을 통해 여중생인 B 양이 금전을 댓가로 성적인 대화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를 악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A 씨는 2022년 6월 B 양에게 SNS 채팅으로 이 같은 사실을 학교, 친구, 부모 등에 모두 알리겠다’고 협박하면서 B 양의 신체 주요 부위 등을 사진·동영상으로 찍어 보내라고 하는 등 한 달여간 42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하고 이를 전송 받은 혐의다. 단순 신체 부위 뿐만 아니라 가학적인 동영상 촬영도 강요해 수차례 이를 받아내기도 했다.

A 씨는 또 같은 기간 B 양에게 성착취물 촬영을 강요하면서 수치심과 혐오감을 유발하는 SNS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혐의도 함께 받는다.

1심에서 A 씨 측은 “성적인 대화를 한 것은 온라인 그루밍 목적이 아니라 성착취물 제작 목적에만 국한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을 맡았던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최지경)는 “청소년인 피해자를 자신의 왜곡된 성욕을 채우기 위한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 비춰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며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성착취물이 유출될까 두려워하며 공포심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재판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범행의 지속성, 반복성 등을 감안하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자는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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