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맞아? 롯데 마운드에 ‘난놈’ 이태연 떴다
KBO리그 개막 2연전 출전
두산 강타선 상대 무실점 역투
2일엔 프로 첫 홀드 기록하기도
19세 고졸 신인답지 않은 배짱
디셉션 좋고 변화구 제구 뛰어나
좌완 필승 계투조 활약 기대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신인답지 않은 신인’이 나타났다. 19세 프로 1년 차 이태연(2023년 롯데 6라운드 지명)은 2023시즌 롯데 개막 시리즈부터 과감한 변화구 구사 능력과 뛰어난 제구력을 선보이며 단 2경기 만에 프로 무대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좌완 이태연이 계투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롯데의 투수진 운영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1일과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1일 개막전에서는 11회말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으며 아쉽게 역전패했지만, 2차전에서는 나균안의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호투와 한동희의 결승 2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따냈다.
롯데는 2일 경기에서 나균안(6과 3분의 2이닝)-이태연(3분의 1이닝)-구승민(1이닝)-김원중(1이닝), 4명의 투수를 투입해 두산 타선을 6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태연은 나균안과 원조 필승 계투조 구승민·김원중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내며 프로 첫 홀드를 따냈다.
이태연의 활약은 앞서 1일 개막전에서 더욱 빛났다. 6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태연은 첫 타자인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시속 145km 직구를 꽂아 넣으며 과감한 투구를 펼쳤다. 이어 5번 양의지와 6번 강승호를 좌익수 플라이와 삼진 아웃으로 처리했다. 이태연은 두산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단 14개의 공으로 1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과 배영수 투수코치는 1군 개막 엔트리 투수 11명 중 좌완 투수로는 유일하게 이태연을 합류시켰다. 상대 팀 좌타자를 막을 믿을 만한 좌완 투수로 이태연을 점찍은 것이다. 서튼 감독과 배 투수코치는 이태연을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시켜 투구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했다. 이태연은 선배 투수들의 투구 노하우를 익히며 프로 데뷔 준비를 마쳤다.
서튼 감독은 1일 개막전을 마친 뒤 이태연의 투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서튼 감독은 “이태연이 데뷔 경기에서 매우 뛰어난(Awesome) 활약을 펼쳤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산 타자를 상대로 탈삼진 2개를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이태연과 호흡을 맞춘 포수 유강남도 “이태연은 디셉션(투구 숨김 동작)이 상당히 좋고, 슬라이더·포크볼 등 변화구도 자기가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컨트롤을 갖췄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강남은 “신인 투수가 만원 관중 앞 개막전에서 겁먹지 않고 당당한 모습으로 던지는 것을 보며 ‘난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롯데로서는 자유계약선수(FA)로 입단한 유강남(30)의 보상 선수로 LG 트윈스로 떠난 좌완 김유영(28)의 빈자리를 이태연이 메워 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태연이 좌완 필승 계투조로 활약한다면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단단한 계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이태연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인이라고 해도 반드시 뚫리는 것도 아니고, 항상 어떤 타자가 나오든 배짱 있게 바로바로 정면 대결을 하는 스타일”이라며 “자신있게 던지는 저의 투구를 팬들이 재밌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