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경의 쏘울앤더시티] 부산의 대전환, 세계의 대전환

강윤경 기자 kyk9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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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실사 즈음 부산 유력 경쟁 도시 부상
정부·시·기업·시민 ‘코리아 원팀’ 힘
엑스포로 하나 된 한국에 실사단 화답
주 무대 북항 부산의 과거·현재·미래
전쟁·가난 극복 경험 미래 개척의 힘
인류 위기 부산이 해결 출발점 되길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에 도착한 뒤 환영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에 도착한 뒤 환영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우리 부산 사람들은 BIE를 ‘BUSAN IS EXPO’의 약자로 알고 있다.” 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 초청 만찬장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엑스포를 향한 부산의 간절함을 위트 있게 풀어낸 건배사로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이끌었다. 동시에 이 장면은 BIE 실사가 시작된 지금 엑스포 후보 도시로서 부산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했다. 유치 운동 초기 경쟁 도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압도적 열세였던 부산은 강력한 경쟁 도시로 부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11월에 있을 개최 도시 선정을 공개투표로 하자고 BIE에 요청했을 정도다. 정부, 부산시, 기업, 시민들이 ‘코리아 원팀’이 돼 혼신의 힘으로 달려 온 결과다.

대한민국을 모처럼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것은 부산엑스포가 가진 또 하나의 힘이다. 국회는 3일 본회의에서 실사단이 방청하는 가운데 참석 의원 239명 전원 찬성으로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와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이 결의안을 실사단에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이번 실사를 통해 한국과 부산의 엑스포 개최 역량과 경쟁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라는 자신감에 찬 인사말로 만찬을 마무리했다. 최태원 부산세계박람회 민간유치위원장은 ‘promise’(약속)를 선창한 후 다 같이 ‘action’(행동·이행)으로 화답하는 건배사로 엑스포 개최를 위한 약속 이행 의지를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신을 재정을 담당하는 장관이라 소개한 후 성공적 엑스포 개최를 위해 재정을 100% 보장하겠다고 했다.


결국 실사단도 경쟁 도시가 있어 구체적 언급은 힘들다고 밝히면서도 하나 된 대한민국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파트릭 슈페히트 BIE 실사단장은 “실사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여러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지지인데 대통령님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감사하다”며 “엑스포를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Looks like a well-prepared project)”고 밝혔다. 특히 실사단은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지지해 주신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amazing!’(놀랍다)이라는 단어를 썼다. 정권이 바뀌어도 부산엑스포는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는 점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부산엑스포가 정파적 이해를 초월해 추진해야 할 국가 대사이고 세계적 축제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했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에 도착한 뒤 환영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실사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역에 도착한 뒤 환영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BIE 실사단은 마침내 5일 부산엑스포의 심장 북항에 선다. 부산여객터미널 홍보관과 전망대에서 부산엑스포의 미래 모습을 설명 듣고 북항재개발 부지 일대를 둘러본다. 북항재개발 부지는 엑스포 실사단 방문에 맞춰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돼 다양한 시민 축제가 진행 중이다. 랜드마크 부지 경관수로를 따라 시민들이 탄 카약이 누비고 다니는 모습은 북항이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음을 실감나게 한다.

엑스포 주 무대인 북항이야말로 부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실사단이 엑스포를 향한 부산의 열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 북항은 100년 전 일제가 한반도의 물자를 빼앗아 가던 식민지 수탈의 현장이었고 1970년대 이후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70%를 담당하던 산업화의 심장이었다. 전쟁과 가난의 역사를 딛고 산업화를 이뤄 낸 기적의 현장인 것이다. 현재는 원도심 부활을 이끌기 위해 대한민국 최초로 항만재개발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역사적 현장이다. 북항 개방을 축하하기 위한 시민 축제의 주제가 ‘북항, 다시 살아나다’인 것도 바로 원도심 부활과 부산 부활의 꿈이 북항 르네상스에 달려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부산 부활의 역사적 현장에서 지금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 가고 대전환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가자는 것이 부산엑스포가 세계인들에게 건네는 제안이다. 짧은 시간에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탈바꿈한 경험을 공유하고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산은 이제 수도권 집중의 그늘에 가려 쇠락해 가는 도시가 아니라 엑스포를 통해 세계의 대전환을 선도하는 도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제 월드엑스포는 더 이상 첨단기술의 경연장이 아니다. 엑스포는 당장 인류 앞에 도래한 문제뿐 아니라 미래에 인류가 직면할 문제들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생각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장으로 변해 가고 있다. 부산엑스포가 세계의 대전환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론으로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 인류를 위한 기술, 돌봄과 나눔의 장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의 출항지가 부산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강윤경 기자 kyk9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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