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기 직업능력 개발 훈련 파트너 ‘전담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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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식 한국산업인력공단 부산지역본부장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과 코로나19 당시 유동성 확대로 인한 고물가, 이로 인한 미국의 테이퍼링 정책까지 겹쳐지며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고,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변화는 AI, 메타버스, 전기자동차 등 ‘4차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던 산업이 이미 뉴노멀로 자리 잡았고, 이러한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한 직무와 교육 간의 미스매칭을 해소하고자 직업능력 개발 훈련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인에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단지를 추진하고 있고, 네이버는 손자 회사인 네이버제트를 통해 메타버스 산업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완제품 조립을 위한 부품을 납품하는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존재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직업능력 개발 투자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 이제는 중소기업도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경쟁력을 길러야 하는 시대가 왔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현재 재무 상황과 미래 경쟁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근로자를 훈련시켜야 한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A부터 Z까지 다 하기는 어렵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중 특히 해결이 어려운 부분이 ‘인재 채용’이다. 2022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청년 근로자의 약 65.6%가 중소기업을 퇴사하고,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이 약 18개월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및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그동안 사업주 직업능력 개발 훈련, 일학습 병행 등 능력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인재 양성과 경쟁력 향상 등을 위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일학습 병행은 산업 현장의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맞춤형 체계적 훈련을 제공하고, 훈련 종료 후 학습근로자의 역량 평가 및 자격 인정을 통해 학습근로자의 고용 촉진과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2021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일학습 병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습근로자의 직무 수행 능력 수준이 약 2배가량 향상하였고, 사업주의 90%가 일학습 병행 재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사업주 직업능력 개발 훈련 및 현장맞춤형 체계적 훈련(S-OJT), 중소기업 학습조직화 지원사업 등 기업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훈련을 통해 짧은 근속기간과 높은 이직률로 인해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핵심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직업능력 개발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2021년 중소기업의 훈련 참여율은 약 4.5%에 불과했다. 그 원인으로는 행정 처리의 어려움, 필요성 부족, 정보 부족 등이 있다. 그동안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기업이 훈련 과정을 실시하면 훈련비를 지급하는 공급 및 관리 위주의 업무를 수행해왔다. 기업의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 어떤 훈련이 필요하고 공단에서 하고 있는 사업에는 어떠한 종류가 있는지 등 맞춤형 컨설팅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능력 개발 전담 주치의’ 제도를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 2023년 사업을 정식으로 출범하게 됐다.

중소기업의 훈련 참여율을 높이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단은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단편적 서비스에서 수요자(기업)를 찾아가는 ‘능력 개발 전담 주치의’로 거듭날 것이다. 기업의 상황을 진단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처방해 중소기업의 훈련 참여율을 높이고, 핵심인재 육성을 통해 중소기업의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데 기여할 것이다. 공단은 또 인적자원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근로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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