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정신 고양할 양질의 월간 <시민시대> 만들고파”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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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편집인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

부산·울산·경남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시사·종합 교양지 위상 확대
“좋은 잡지 만들려면 고료 현실화해야”

지난해 6월부터 <시민시대> 새 편집인을 맡은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 . 부산일보 DB 지난해 6월부터 <시민시대> 새 편집인을 맡은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 . 부산일보 DB

최근 목요학술회의 월간 <시민시대>가 변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김윤환 영광도서 대표가 목요학술회 새 회장을, 이어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가 <시민시대> 새 편집인을 맡은 이후의 변모다. 그간 ‘지역 대학의 위기 상황과 타개책-대학총장에게 듣다’ ‘부울경의 언론’ ‘메가시티의 현황과 과제’ ‘대저대교 건설, 환경보존이냐 교통편의냐’ ‘원전으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영어상용도시 부산’ 등 지역 문제에 천착하는 특집을 매호에 편성했다. ‘한중수교 30주년 그리고 새로운 한중 관계 전망’ ‘간호법 제정에 관하여’ ‘부산 미래유산이 지니는 가치와 활용방안’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 특집도 내보냈다.

남송우 편집인에게 <시민시대>의 변화를 놓고 몇 가지를 묻고 들었다.

-통권 460호에 이른 목요학술회의 월간 <시민시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1979년 9월 13일 부산지역의 대학교수, 법조인, 의료인 등을 중심으로 목요학술회가 창립되었으며, 이날 광복동 신신예식장에서 제1회 목요시민논단을 개최했습니다. 이어 1980년 11월 6일 학술교양지인 <목요문화>가 창간되었습니다. 이 매체는 매주 펼친 목요시민논단과, 시사, 교양 등의 내용을 실었습니다. 1990년 11월 16일 자로 이 매체를 공보처에 월간지로 등록했습니다. 1993년 1월 11일에는 <목요문화> 100호가 발간되었고, 이를 기념해 ‘부산의 책’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1995년 7월 6일 자로 제호가 <목요문화>에서 <시민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언제부터 <시민시대> 편집인을 맡았습니까.

“저는 1980년대 초부터 목요학술회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당시 부산대 오건환 교수, 김성국 교수와 함께 <목요문화> 편집위원으로 활동을 했죠. 당시 발행된 <목요문화>는 분량은 얇은 월간지였지만 내용은 꽉 찬 잡지였어요. 부산 지역에서는 당시 시사와 교양, 문화를 담은 잡지가 전무한 상태였기에 시민들에게 인기 있는 잡지였죠.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저는 <오늘의문예비평> 문예지를 창간하면서 <목요문화>에 관여할 형편이 못 되었어요. 그래서 이후에는 목요학술회 회원으로만 이름을 올리고 있었죠. 지난해에 목요학술회 회장단이 바뀌면서 6월호부터 이 잡지 편집인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잡지를 제대로 잡지답게 만들어 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힘들게 편집인을 수락했습니다. 그동안 <시민시대>의 수준이 시민정신을 깨우치는 제대로 된 잡지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간 <시민시대>는 그렇게 눈에 띄는 간행물도 아니었습니다. <시민시대> 제호의 ‘시민적 가치’를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 측면이 컸다고 보입니다. <시민시대>의 어떤 변화를 추구하고 계신지요.

“우선 잡지는 읽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의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시민들의 생각을 깨우치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현안을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게 해부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의 기능을 하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계몽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매체를 매개로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를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목요학술회 시작 때 내세운 목요시민논단의 기능을 이 잡지가 어느 정도는 담당함으로써 시민정신을 고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부산을 넘어 부산·울산·경남 전체를 아우르는 문화·시사·종합 교양지로서의 위상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러한 방향을 실현할 수 있는 편집 방향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가 편집인을 맡은 지난해 6월 이후 발간된 <시민시대>. 목요학술회 제공 남송우 부경대 명예교수가 편집인을 맡은 지난해 6월 이후 발간된 <시민시대>. 목요학술회 제공

-최근 <시민시대> 내용이 그런대로 바람직하게, 무게를 더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면 구성이라든지, 양질의 글 게재 등의 측면에서는 뭔가 부족해 보이기도 합니다. <시민시대>의 혁신적 변화가 여전히 더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편집 방향을 정하고, 기획력을 발휘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미진합니다. 편집진을 좀 더 보강하고 이에 따른 기획력을 통해 시민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잡지로 변화하려고 합니다. 이제 겨우 조금 변화의 기미를 엿보이고 있다고 봅니다.”

-연 12회의 <시민시대>를 발간하려면 기획이라든지 출판 비용 측면에서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간행물이 좋은 글을 게재하려면 ‘상당한 고료’가 필요할 것인데 그런 부분은 문제가 없습니까.

“사실 지금 출판 인쇄비는 목요학술회 회원 한 분이 상당한 부분 부담하고 있어 <시민시대> 발간이 유지는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원고료가 가장 힘든 과제입니다. 현재 지급하고 있는 원고료로는 좋은 잡지 만들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광고료와 회원들의 회비로 어렵게 충당하고 있습니다만 원고료를 더 확보해야 하는 어려운 형편입니다. 잡지의 위상은 결국 필자들의 좋은 원고에 의해 결정됩니다. 원고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원고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것들입니다. 이런 종류의 원고로 잡지가 만들어지면, 그 잡지 역시 시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쓰레기통에 버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원고료를 어느 정도 현실화하지 않으면 <시민시대>의 개혁도 물거품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침체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는 ‘부산 지역사회’에서 <시민시대>의 위상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습니까.

“안타깝게도 부산은 제대로 된 종합교양 잡지 하나 없는 지역입니다. <시민시대>는 시민들의 삶이 행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시민시대>는 한 단계 높아진 시민정신을 형성하고, 미래지향적인 발전 방향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나아가 부·울·경 동남문화권 형성의 토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덧붙일 말씀이 있으면 해주십시오.

”<시민시대>는 모든 시민들에게 열려있습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시민의 소리’ 코너도 만들려고 합니다. 시민들의 열정적 원고를 바랍니다. 이 <시민의 소리> 원고료를 최고 수준으로 지급하는 잡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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