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어획물 선별기, '고등어 강국' 노르웨이가 만든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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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 결과 노르웨이 업체와 컨소시엄 업체 선정
이르면 올 9월 고등어 성수기 때 시범 도입 계획
경매방식 변화 따라 중도매인·선사 등과 협의 필요

부산공동어시장에 이르면 올해 9월 어획물의 크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선별기가 설치될 전망이다. 부산공동어시장 부녀반이 어획물의 크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공동어시장에 이르면 올해 9월 어획물의 크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선별기가 설치될 전망이다. 부산공동어시장 부녀반이 어획물의 크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공동어시장에 연내 도입될 어획물 자동 선별기를 '고등어 강국' 노르웨이의 업체가 제작할 전망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은 지난달 선정된 '선어자동선별기 제작·설치 용역계약' 우선협상자와 계약에 대한 사항을 협상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어시장은 어획물 분류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총 20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어획물 선별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어시장에 따르면 자동 선별기 제작 공모에 참여한 8개 업체 가운데 노르웨이 업체와 컨소시엄을 맺은 국내 업체가 평가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지난달 3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노르웨이 업체와 기계 세부설계와 제작을 진행할 예정이다.

어시장은 이르면 올해 9월 어획물 자동 선별기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9월은 어시장 유통량의 90%이상을 차지하는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성어기다.

우선협상대상자와 기계를 만들게 될 노르웨이 업체는 롤러를 이용해 어획물을 크기에 따라 선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어시장은 작업 면적이 좁아 기계 한 대가 여러 크기의 어획물을 선별하는 게 중요한데, 이 기술로는 기계당 4~5가지 크기를 분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어종이 섞여 잡히는 우리나라 연근해 어법 특성상 잡어를 걸러내는 기술도 필요하다. 해당 노르웨이 업체의 기계는 한 라인이 2기로 이뤄져서 잡어를 1차적으로 분류하고 2차로 고등어 등 나머지 어획물을 분류할 수 있게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공동어시장 선어자동선별기 제작·설치 용역계약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국내 업체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노르웨이 업체가 제작한 선별기가 일본의 한 공장에 설치된 모습. 부산공동어시장 제공 부산공동어시장 선어자동선별기 제작·설치 용역계약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국내 업체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노르웨이 업체가 제작한 선별기가 일본의 한 공장에 설치된 모습. 부산공동어시장 제공

자동 선별기 도입으로 분류 속도가 빨라지면 신속하게 경매가 진행될 수 있어 어획물 가격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성어기 기준 수작업으로는 한시간당 20t 안팎을 분류할 수 있는 반면 이번에 선정된 노르웨이 업체의 기계는 시간당 단일 어종 기준 40t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

어시장 측은 "우선협상대상자 컨소시엄에 속한 노르웨이 업체는 휘어짐 현상 없이 긴 롤러의 기울기와 간격을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어시장 입장에서는 적은 수의 기기로 어획물을 다양한 크기로 분류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롤러를 이용한 선별 방식의 경우 기존 상자별 경매가 아니라 대형 상자에 여러 상자 분량을 담는 일명 '통경매'로 경매 방식을 바꾸는 게 불가피해 한동안 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통경매의 경우 한 통에 어획물 1t가량이 담기는 데, 이 어획물을 각 중도매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시 분류하거나 재포장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어시장 측은 "어획물 분류 방식은 어획물의 가격과 긴밀하게 연관된 문제로, 중도매인, 선사, 항운노조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본격 도입 전까지 상황을 공유하고 협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어시장은 올 2월 자동 선별기 도입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제안서를 제출한 6개 업체 중 최저점수를 충족하는 업체가 없어 재공모를 진행한 바 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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