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규비평문학관, ‘비평문학상’ 15년 만에 부활시켜
21일 ‘4월 비평주간’ 첫 행사
제1회 신인비평문학상에 박다솜
시상식과 고석규 비평 세미나
비평가 고석규(1932~1958)는 미완의 이름이다. 함남 출신인 그는 한국전쟁 발발 이후 부산에 피란 왔고, 마저 피지 못한 26세 안타까운 나이로 요절했다. 전후의 폐허를 초극하기 위해 생명을 깎아내듯 밤을 새며 너무 공부한 탓이었다. 그가 남긴 미완의 애석한 자리를 좇아 그의 문학 전집이 이미 출간됐고, 2021년 김해에 고석규비평문학관이 개관했다. 개관 2년을 즈음해 문학관의 어엿한 첫 공개행사로 오는 21일 오후 2시 김해시 삼방동 고석규비평문학관에서 ‘고석규비평문학관 4월 비평주간’ 행사가 열린다.
고석규신인비평문학상이 만들어져 첫 수상자를 내고 시상식을 갖는다. 이 상은 1996년 제정돼, 2009년 수상자를 냈으나 결과적으로 2008년 제13회로 멈추었던 고석규비평문학상을 15년 만에 부활한다는 의미가 있다. 상을 올곧고 선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삼엄한 교훈도 새겨야 할 점이다. 진정한 비평정신과 비평가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고석규의 문학 정신을 망각해서는 안 되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의 비평가 중 문학상으로 사후에 호명되는 이름은 고석규와 김준오다. 문학에 그들의 실존과 탁마를 온전히 바친 이들이다. 그만큼 돌올한 바가 있는 이들은 부산 문학사의 큰 뼈대에 해당한다. 꽃들이 피고 지는 ‘잔인한 4월’에 고석규의 이름을 다시 호명하는 것은, 우리 삶과 부산 문학사에 뜨거운 문학 정신을 새기기 위해서일 것이다.
제1회 고석규신인비평문학상 수상자는 ‘연대가 분열할 때-이미상론’을 쓴 박다솜(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평론가다. 행사에서는 ‘1950년대 고석규의 비평세계’ 세미나가 이어진다. ‘새 발굴자료로 본 1950년대 고석규’(남송우 고신대 석좌교수) 기조발제와, ‘고석규의 문체론’(오형엽 고려대 교수) ‘고석규와 윤동주’(이명원 경희대 교수) 2건 주제발표가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직을 맡았다는 이진서 고석규비평문학관 관장은 “고석규 비평문학상의 부활이 기쁘고 벅차다”고 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