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기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 심각, 맞춤형 대응 고민해야”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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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식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

대인관계·학업 등 상담 건수 급증
올해부터 정신건강 클리닉 운영
임상관리사, 상담 요원으로 배치

윤효식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 이재찬 기자 chan@ 윤효식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 이재찬 기자 chan@

“코로나19 이후 청소년 상담 건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급증했습니다. 위기에 놓인 청소년이 많다는 의미인 만큼 책임감을 느낍니다.”

윤효식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하 개발원) 이사장은 청소년 문제를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19 이후로 나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전국적인 청소년 상담을 진행하는 개발원에 상담을 신청하는 청소년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정신건강, 대인관계, 학업 등의 문제로 상담한 건수는 전국적으로 50만 3222건이었으나 코로나 이후 지난해까지 상담 요청 건수는 72만 4810건에 달한다.

윤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상담 횟수 자체도 늘어났고 고위기 청소년과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청소년도 늘어났다”며 “청소년 마음 건강 문제가 심각한 만큼 맞춤형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 청소년이 늘어난 만큼 개발원은 올해부터 청소년 자살, 자해 집중 심리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올해 중으로 17개 광역센터에 정신건강 임상관리사도 상담 요원으로 배치한다. 청소년개발원은 17개 시도 광역시에 광역 센터를 운영하고 240개 시·군·구에 상담센터를 운영하며 전국 청소년 관련 상담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상담원은 모든 청소년에게 열려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 가정 밖 청소년들의 상담 수요가 많다. 윤 이사장은 “학교 밖 청소년은 상담, 시설 지원을 통해 학업 복귀, 자립 준비를 돕고 가정 밖 청소년의 경우 137개 전국 쉼터, 11곳의 청소년자립지원관으로 주거 자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 공분을 산 점도 청소년 상담 업무를 하는 기관에 주어진 ‘숙제’다.

윤 이사장은 “학교 폭력 피해자가 통상적으로 고립돼 좌절감을 느끼고 주변에서 나를 도와줄 수 없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해자가 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발원은 학교 폭력 피해자의 고립감 해소를 위해 7000여 개 초·중·고등학교,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사이버 상담실 운영, 또래 상담자 간 멘티·멘토 온라인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학교 폭력 사건이 학교에서 발생하면 상담 교사, 교육지원청 위(Wee)센터 등에서 1차 대응을 하지만 폭력 양상이 심하거나 고위기 청소년의 경우 학교와 연계해 개발원 산하 상담센터 등에서 전문 인력이 청소년을 보살피고 있다”며 “상담 인력 교육,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2021년 12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11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년간 여성가족부에서 일하며 기획조정실장, 청소년가족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사장으로 일한 1년 4개월이 중앙부처에서 미처 보지 못한 청소년 현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한다. 윤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일하며 현장 종사자, 지역 청소년을 만나며 고민의 깊이가 깊어지고 큰 책임감도 느낀다”며 “지역 상담복지센터, 광역 상담센터에서 매일 청소년 문제를 고민하고 청소년의 이야기를 듣는 상담원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청소년 문제 해결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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