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마약 사범 느는데 ‘전담 치료기관’ 사실상 3곳뿐 [일상 파고드는 마약]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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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 최대 1년 무상 치료
재활 입소시설도 전국 4곳 불과
청소년 진료 체계 마련 시급

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음 행사를 가장해 마약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세종시 늘봄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충남약사회 소속 전문 강사로부터 마약 예방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음 행사를 가장해 마약이 든 음료를 마시게 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세종시 늘봄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충남약사회 소속 전문 강사로부터 마약 예방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10대 청소년까지 마약 범죄에 노출되는 등 전국적으로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지만 치료와 예방을 위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치료를 원하는 마약류 중독자라면 정부가 지정한 병원 또는 재활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마약류 중독자 본인이나 가족이 치료 보호를 의뢰하면 지자체별 심의위원회 승인을 거쳐 지정기관은 최대 1년까지 입원치료·외래진료에 대해 무상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마약 전담 치료재활기관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전국에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총 20여 곳인데, 현재 국립부곡병원과 인천참사랑병원, 대구대동병원 등 3곳만이 사실상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다. 대다수 병원은 마약 전문 의료진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어 마약 중독 환자가 방문해도 치료를 받을 수 없다.

부울경에서는 경남 창녕군 소재 국립부곡병원이 유일하게 입원치료가 가능한 곳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러니 마약류 중독자가 부울경 지역 병원에 내방해 치료를 받고, 사후 연계를 통해 체계적 관리를 받는 경우 역시 매우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민간에서 재활 기능을 담당하는 입소시설 상황도 마찬가지다. 마약중독치유재활센터(다르크·DARC)가 대표적인 시설로 꼽히지만, 한국의 경우 김해 다르크 입소자 7명을 포함해서 인천·경기·대구 총 4곳을 합쳐도 입소자가 20여 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식 김해 다르크 대표는 “일본이 전국에 90여 곳의 다르크 센터를 갖추고 1200명 이상을 입소자로 수용하는 등 ‘마약 치유공동체’가 활성화 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치료 체계도 갖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팀장은 “청소년기에는 신체 여러 부분이 활발히 성장하는 만큼 중독 속도도 빠르고, 마약에 의한 유해성도 특히 높게 나타난다”며 “청소년들이 호기심이나 장난으로라도 마약을 접하지 않도록 교육과 상담 등 체계를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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