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부산 스타트업] “장애인 근무가 당연해지는 날까지 뛰겠습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Up! 부산 스타트업] (주)브이드림

장애인 재택 플랫폼 ‘플립’ 개발
채용부터 교육·근태관리 가능
기업·기관 450여 곳에 서비스
코스포 동남권협의회장 취임
김민지 대표 “회원사 함께 성장”

브이드림 김민지 대표가 부산 동구 초량동 본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 대표는 최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동남권협의회 회장을 맡아 함께 성장하는 부울경 스타트업 지형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브이드림 김민지 대표가 부산 동구 초량동 본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 대표는 최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동남권협의회 회장을 맡아 함께 성장하는 부울경 스타트업 지형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나라마다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0인 이상 민간기업은 3.1%, 공공기업은 100명당 3.6%의 장애인을 의무 고용해야 한다. 이를 맞추지 못하면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이나 공공기관 일부는 업무 편의성을 위해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부담금을 내는 경우가 많다. (주)브이드림은 장애인의 사회 진출을 돕는 회사다. 기업이나 기관이 고용 부담금을 내는 대신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



■450곳 기업이 사용하는 서비스

2018년 창업한 이후 브이드림은 약 6년 만에 기업과 공공기관 450여 곳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단순히 장애인 채용 연계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근태나 교육 등 인사 전반을 브이드림이 관리한다는 점이 주효했다. 브이드림은 장애인 재택근무 특화 플랫폼 ‘플립’을 통해 이를 실현했다. ‘플립’에는 청각장애, 시각장애 등 장애 유형에 맞게 업무를 보조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장애인은 300여 가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장애 유형이 총 15개가 있는데 보통 비장애인이 장애인하면 떠올리는 건 주로 지적 발달 장애입니다. 그런데 일부 지적·발달장애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지는 비장애인과 같고 몸만 불편한 경우가 많죠. 이동권만 보장이 되면 일할 수 있는 분이 많은데 이동이 힘든 장애인을 위해 ‘플립’을 만들었습니다.”

브이드림 김민지(37) 대표는 이렇게 강조했다. 실제로 ‘플립’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1300명 선이고, 기업·기관과 가계약 이후 취업을 대기하는 장애인까지 포함하는 3000명이나 된다. 이들의 90%가 최중증 장애다. 인지에는 이상이 없지만 출퇴근이 어려워 취업을 포기한 장애인이 이제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라고 불리는 IT 전문가 임현수 씨를 1년 동안 삼고초려해서 브이드림에 모셨습니다. 현재 브이드림에는 뇌병변 복합장애를 가진 임현수 씨를 비롯해 70대 시각장애인 직원 등 전체 직원 46명 중 10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의무 고용제도 없어지는 날까지

브이드림은 일하고 싶어 하는 장애인과 장애인을 의무 고용하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야 하는 기업의 필요가 맞아 떨어져서 성장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오히려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가 없어져도 기업과 기관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

“궁극적으로는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을 향해 ‘도와주세요’가 아니라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를 꿈꿉니다. 장애인을 채용할 때 '와이 낫? (왜 안 돼?)'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올 거라고 믿고 그게 브이드림의 소셜 미션(사회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브이드림이 지금에 이르게까지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대표 혼자서 전국 장애인 복지관, 특수학교, 복지센터를 찾아다니며 브이드림의 서비스를 이용할 장애인을 설득하는 데도 꽤 긴 시간이 걸렸다. 기초생활수급을 받는 장애인이 많고, 직업이 있더라도 최저 시급 이하로 청소나 간단한 임가공을 하는 정도였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에게 사기를 당한 경우도 많아서 김 대표를 못미더워 하기도 했다.

“오전에는 장애인 시설 방문, 오후에는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영업 전화를 돌리던 작은 회사가 이제는 기업이 찾아오는 회사로 안착했습니다. 브이드림을 통해 직업을 구한 장애인이 아이 학원비를 냈다고 감사하다는 영상을 받았을 때는 뭉클하기도 했고요.”

실제로 브이드림은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고, 지금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94억 원이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도 앞두고 있다. 또 브이드림은 2025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를 시작했다.

■함께 성장하는 창업 생태계

김 대표는 지난 2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동남권협의회장으로 취임했다. 부울경 지역 300여 스타트업이 가입한 동남권 최대의 스타트업 단체다. 창업 생태계 역시 수도권 위주로 짜여 있지만 동남권에서도 힘을 합쳐 창업 생태계를 만들고 함께 성장하자는 차원에서 뭉쳤다.

“취임 이후 회원사 대표를 만나면 항상 강조합니다. 우리가 매력적인 기업을 만들어서 자생해야 한다고요. 개별 스타트업이 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지만 코스포 동남권협의회 일원으로서 연대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려고 합니다.”

코스포 동남권협의회는 지역 사회에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와 협의를 통해 조찬 포럼에서 ‘이달의 스타트업’으로 발표하고, 실제로 판로를 개척하거나 기존 부산 기업과 협업하는 사례가 한둘씩 나오고 있다.

오는 6월에는 세계 4대 스타트업 행사 중 하나인 ‘슬러시(SLUSH)’의 파생 행사 ‘슬러시드(SLUSH’D)’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슬러시드’는 부산상의가 부산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202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부산 스타트업 데이 99℃’와 연계해서 함께 개최 예정이다.

“지역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있습니다. 서울과 지역을 1주일에 몇 번씩 오가며 일하다 보면 왜 지역에 본사를 둬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이죠. 저 역시도 그랬고요. 하지만 지역 스타트업이 똘똘 뭉쳐 창업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서로 어려움을 해소해 주다 보면 ‘서울에 본사를 옮기지 않고도 나고 자란 지역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부산 최초의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나오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려고 합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