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송영길 “절대 도망가지 않겠다”… 돈 봉투 의혹 새 국면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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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하면 적극 응할 것
해외 도피로 오해 살까 귀국”
수습 기대 속 당내 비판 여론도
국힘 “도덕적으로 부도난 정당”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출국장을 나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뒤 조기 귀국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출국장을 나가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탈당 의사를 밝힌 뒤 조기 귀국했다. 연합뉴스 제공.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프랑스에서 귀국했다. 송 전 대표는 “도피해서 파리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 귀국했다”면서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후 8시(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편으로 프랑스를 떠난 송 전 대표는 24일 오후 3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송 전 대표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도착했으니 상황을 파악하겠다”면서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국민과 당원께 송구하다”면서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국할 때 아무 문제가 없었고 (파리) 학교와 공식 계약으로 나간 것”이라면서 “오해하는 분이 있을까봐 귀국했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가 귀국하면서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돈 봉투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송 전 대표가 ‘책임’을 강조한 만큼 사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송 전 대표 태도에 대해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녹음파일 보도를 통해 드러난 대목을 보면 송 전 대표가 관여했거나 직접 돈 봉투를 뿌렸나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면서 “모른다고 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이재명 대표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당대표로 리더십을 발휘할 이유가 없다면 그 자리에 있어야 될 이유는 없다”면서 당내 자체 조사 포기에 대해서도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결부돼서 생각하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에선 여전히 ‘신중한 대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큰 그릇답게 잘했다”면서 “그 이상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복당 이후 ‘친이재명’ 행보를 이어온 박 전 원장은 “민주당은 송 전 대표부터 이재명 대표까지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선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송 전 대표에 대해 “물욕이 적은 사람”이라고 칭찬해 논란이 됐다. 김 의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송 전 대표의 학구열을 칭찬하곤 했다”면서 “저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이 없는 드문 동세대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평가가 논란이 되자 김 의장은 2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정치인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탈당한다는 것을 무겁게 본다 이런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이 내부 갈등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이 습관화된 민주당에서 송 전 대표의 임시 탈당은 책임지는 자세가 전혀 아니다”며 “자신으로 인해 집안에 불이 났는데 홀로 애국자라고 강변하는 송 전 대표 모습은 오히려 민주당의 무책임한 생얼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경력이 있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직접 나서서 송 전 대표의 물욕 없음을 보증하고 나서니 이쯤 되면 민주당이 도덕적으로 부도난 정당임을 재확인시킨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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